장의위원장 김정은 '원로 띄우기'…대를 이은 충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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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리을설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
통신은 “리을설 동지는 일제 통치의 암담한 시기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조직영도하신 영광스러운 항일무장투쟁에 참가해 조국해방을 위한 성스러운 위업에 자기의 모든 것을 다 바쳤다”고 강조했다.
리을설은 1921년 일제강점기 함경북도 청진시 빈농에서 태어나 김일성 주석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다. 1967년 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된 것을 시작으로 6기를 제외하고 지난해 13기까지 내리 10선에 성공했다.
한국전쟁 당시인 1950년 제4사단 참모장을 거쳐 1972년 상장, 1985년 대장, 1992년 차수에 올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원로 예우 정책’에 따라 1995년 10월에는 인민군 원수 칭호를 받았다.
그는 역대 인민군 원수(오진우·최광·리을설) 중 유일한 생존자였다. 김정은 제1비서를 제외하면 북한 내 유일한 원수이기도 했다. 또 1990년과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국방위원회 위원도 지냈다.
그는 평생 군복을 입고 당과 국가에서도 요직을 지냈다. 이러한 공로는 1972년과 1992년 두 차례나 북한의 최고 등급 훈장인 공화국 영웅으로 칭해졌다. 노력영웅 칭호와 김일성훈장, 김정일훈장도 받았다.
국가장의위원회는 그의 시신이 평양 중앙노동자회관에 안치돼 있으며, 조문객들을 평양시간 8일 오후 4시(남한시간 오후 4시30분)부터 10일 오후 7시까지 받는다고 알렸다.
빈소인 중앙노동자회관에는 리을설이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동지’로 상징적인 인물인 만큼 각계 인사와 일반 북한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오는 11일 발인에는 운구 차 행렬이 평양 시내를 경유해 평양 교외의 애국열사릉로 향하고, 리을설은 이곳에 묻힐 것으로 보인다.
평양시 형제산구역 신미리에 있는 애국열사릉은 우리의 현충원격으로 ‘북한의 국립묘지’며, ‘북한 건국과 나라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인물과 고위 정치인, 비전향 장기수 등이 묻혀 있다.
앞서 2010년 11월 사망한 조명록 북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2013년 12월 숨진 김국태 북한 노동당 검열위원장도 이곳에 매장됐다.
북한은 리을설 사망을 계기로 ‘원로 띄우기’에 대대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이는 김일성과 리을설이 항일 빨치산 동지란 점을 강조해 원로와 연결 고리가 약한 김정은의 백두혈통을 내세워 ‘대를 이은 충성’을 이끌기 위한 전략적 의도가 내포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