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절벽보다 출혈경쟁 우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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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통계수치가 한국 조선업의 일감 축소를 나타내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팩트’다. 하지만 최근 국내 조선업에 들이닥친 수주절벽의 원인을 국내 경쟁력 하락과 중국업체의 경쟁력 강화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중국이 ‘울며 겨자먹기’식의 저가 수주에 매달렸다면 흑자 전환에 안간힘을 쓰는 국내 업체들은 돈 되는 수주에 집중한 결과다. 수주량 자체보다 수익 확보에 집중한다는 전략아래 최근 수주 선박의 선가는 매력적이지 않았다. 초대형유조선(VLCC)과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은 전월에 비해 각각 척당 150만 달러와 100만 달러 하락했고, 이 외 컨테이너선 등 다른 선종들도 하락폭에 차이는 있을지언정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실 최근 국내 조선업계의 대규모 적자는 조선산업의 호황기인 2000년대 후반 수주한 저가 물량과 깊은 연관이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출혈경쟁 속에 저가 수주를 이어나갔다. 특히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대금의 대부분을 인도시점에 받는 헤비테일 결제방식 등 불리한 조건도 서슴지 않았다. 단적인 예로 대우조선해양은 ‘송가 프로젝트’에서 1·2호선의 작업 기간이 늘어나면서 인도 지연 등으로 약 1조원의 타격을 입었다. 대우조선은 송가 오프쇼어의 기본 설계 오류 등으로 발생한 추가 비용을 보전해 달라고 런던해사중재인협회에 중재 신청을 했고, 이에 송가 오프쇼어 측은 변론을 하면서 오히려 대우조선에 76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송가 프로젝트의 마지막 인도로 끝난 줄 알았던 해양플랜트발 악몽이 재연될지 주목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단순히 물만 부어서는 기껏해야 현상 유지다. 자금난에 저가 수주는 밑 빠진 독의 틈을 키우는 자드락비가 될 수 있다. 수주 절벽이다 호들갑을 떨면서 저가 물량을 대거 수주하는 것보다 출혈경쟁을 막는 해양플랜트 표준화 추진 협약 등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우선일테다. ‘급할 수록 돌아가라’ 했듯이 해양플랜트발 부실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내실 있는 수주를 통해 ‘조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줘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