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강도 높게 ‘부패와의 전쟁’을 추진해온 중국 당국이 최근 들어 사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처벌할 대상이 적발될 경우는 가차가 없으나 재판 등을 통해 반성하는 기미가 있으면 감형을 해주는 등 이른바 채찍과 당근을 병행해 ‘부패와의 전쟁’을 추진하고 있는 것. 특히 앞으로는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면서 강력 처벌 일변도의 사정이 지양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기율위
0
중국 정부의 사정 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가 최근 거행한 전체 회의. 중단 없는 사정 추진을 기하면서도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보인다./제공=신화통신.
이런 분위기는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언론의 18일 보도를 종합할 경우 의심의 여지없이 읽힌다. 우선 중단 없는 사정 의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도 류즈겅(劉志庚·60) 광둥(廣東)성 전 부성장이 비리와 축첩 혐의로 낙마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며칠 전에는 장웨(張越·55) 허베이(河北)성 정법위원회 서기가 낙마하면서 처벌을 앞두게 됐다. 특히 장 서기의 경우는 지난 2년 동안 허베이성에서 낙마한 무려 네번 째 성부급(省部級·장차관급) 고위 관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만큼 중국 사정 당국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나 보인다.
반면 최근 들어 온정을 베푸는 케이스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지난 2년 동안 사형 집행유예를 받은 12명의 부패 고관들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사실이 무엇보다 분명하게 증명한다. 이번 혜택을 입은 대표적인 인물로는 류즈쥔(劉志軍·63) 전 국무원 철도부장이 단연 가장 먼저 꼽힌다. 그동안 자신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많이 협조한 데다 행형 성적이 좋아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솔직하게 죄를 시인하는 고위 관리들에 대한 선고 형량이 양형보다 줄어드는 최근 현상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고 해도 좋다. 부패를 자행했어도 개전의 여지가 있다면 일벅백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다시 말해 정상을 참작할 정도의 비리를 저지르거나 단순한 실수를 하는 경우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사정 당국의 메시지와도 통한다고 해도 좋지 않나 보인다.
현재 분위기에 근거할 경우 중국 사정 당국은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속도로 사정을 추진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의지가 강한 만큼 사정 자체의 중단은 2022년까지인 그의 임기 내에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봐도 크게 무리하지는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