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책의 주도권 장악을 위한 대립으로 권력투쟁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 같다. 경우에 따라서는 두 최고 지도자간의 권력투쟁이 아예 표면화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 않아 보인다.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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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25일 헤이룽장 하얼빈(哈爾濱)시의 과학기술혁신창업빌딩에서 현지의 과학기술 인력들을 만나 혁신을 통한 경제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이런 전망은 최근 경제 분야에 집중된 둘의 행보를 보면 크게 과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시 총서기 겸 주석의 행보가 그렇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관영 언론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그는 23일부터 25일까지 이틀 동안 한때 중국 공업의 중심지로 손꼽혔던 헤이룽장(黑龍江)성을 방문, 주로 리 총리의 관할인 경제와 관련한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예컨대 “동북지방은 지금은 낙후했으나 과거 중국의 대표적 산업기지였다. 이제부터 혁신을 통해 새로운 발전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언뜻 보면 이 발언은 의례적인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리 총리가 경제 정책을 주도한 지난 4년 동안 동북지방의 진흥을 위해 해놓은 게 아무 것도 없다는 비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봐도 크게 무리하지 않을 듯하다. 더불어 앞으로는 자신이 직접 경제를 챙기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한 것이라고 봐도 좋다.
“생태는 자원이다. 무분별한 개발은 좋지 않다.”는 발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리 총리가 그동안 양 위주로 경제를 왜곡 성장시키지 않았느냐는 비판의 뉘앙스를 어느 정도 내포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리코노믹스(리커창+이코노믹스)와 대별되는 그의 이른바 시코노믹스(시진핑+이코노믹스)가 생태 및 환경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분석이 아닌가 보인다.
리커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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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구이저우시 구이양시에서 열린 중국빅데이터산업 서미트에 참석한 리커창 총리. 경제 정책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제공=신화통신.
당연히 리 총리는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최근 후베이(湖北)성 일대를 시찰하면서 과거와는 달리 양보다는 질적 성장을 주창한 것이 이런 노력을 무엇보다 잘 보여주지 않나 보인다. 25일 구이저우(貴州)시 구이양(貴陽)시에서 열린 중국빅데이터산업 서미트에 참석, 혁신을 강조한 데 이어 관련 산업 인사들과 좌담회를 가진 것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떻게든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려는 의지를 잘 보여주는 행보가 아닌가 보인다. 동시에 최근 돌고 있는 총리 경질설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전의와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 듯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전불사하겠다는 전의도 나름 읽힌다고 해도 좋다. 최근 베이징 정가에 퍼지고 있는 최고 지도자간의 권력투쟁 심화 소문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