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 발사에 나선 북한을 유엔 등의 국제사회가 제재하기로 한 연초만 해도 북한에게는 생존의 공간이 정말 없는 듯했다. 북한에게는 거의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중국과 러시아까지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에 적극 찬성했으니 이렇게 단언해도 크게 무리는 없다.
그러나 지금은 정말로 엉뚱하게 상황이 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부쩍 대북 제재에서 발을 뺄 수도 있다는 식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보면 진짜 그렇지 않나 보인다. 베이징 서방 외교 소식통들의 29일 전언을 종합해보면 이런 관측을 가능케 하는 양국의 행보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불과 몇 개월 전에 제재에 적극 동참했던 국가가 맞나 싶을 만큼 노골적으로 북한에 대한 호의적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더우 심해지고 있는 것 같은 양상도 없지 않다.
러시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양은 아니나 북한에 식량 지원을 개시한 바 있다.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앞으로도 수시로 이럴 가능성이 높을 듯하다. 또 국제 사회의 제재에 동참하고 있음에도 향후 대북 경협 프로젝트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나진, 선봉과 연결하는 하싼 지역에 대한 적극적 투자 계획을 보면 이런 전망은 크게 무리도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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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이런 구도의 재현은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최근 필리핀, 베트남 등의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 관련 재판에서 중국에 불리한 판결을 내린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 한국과 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이 뇌관이 돼버렸다고 해도 좋다. 중국이 양쪽 결과 모두를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밀접하게 한 다음 북한에도 손을 내미는 것이 크게 이상할 게 없는 것이다.
북한 핵을 해결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물 샐 틈 없는 제재 공조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이런 형국은 거의 물 건너 갔다고 해야 한다. 더 심하게 말하면 공염불이 됐다고 해도 좋다.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이면에는 그 과정이 슬기롭지 못했던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이 나름 큰 역할을 했다. 한국으로서는 제 눈을 제가 찔렀다는 말을 해도 크게 무리는 없다. 늦기는 했어도 이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보인다. 북핵 문제 해결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진짜 그래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