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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재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5대 그룹 중 새로운 중국 직접투자 및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회사는 한 곳도 없고, 기존에 추진하던 투자 계획마저 재검토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의 무역보복 조치가 잇따르면서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반응이다.
최근 중국은 노골적으로 무역보복에 나서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건 사드 부지를 제공한 재계 5위 롯데다. 이날 중국의 선양과 장쑤성에 있는 롯데마트 매장 각 1곳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올 들어 총 4곳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영업 정지 조치를 받았다. 지난해 11월엔 중국 당국의 제재로 총 3조원을 투자한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의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현대차도 올 상반기 중국에서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출시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기업 배터리가 중국 정부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설계변경 등의 영향으로 미뤄진 것이다. 결국 현대차가 중국현지기업 배터리를 쓰기로 하면서 삼성·현대차·LG가 모두 피해를 본 셈이다.
SK는 전기차배터리 현지 셀 생산거점을 마련하려 했지만 1년 넘게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지난 3년간 보류해오던 중국 부탄디올 합작사업을 지난해 11월말 중단했고 SK플래닛은 중국민성투자유한공사와 1조원대 투자 유치 협상을 벌여왔지만 최근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화학업체 상하이세코 지분 50%를 인수하는 계획 등도 지연되고 있다.
일각에선 자칫 당국 차원의 제재를 넘어선 센카쿠 반일 시위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전국적으로 퍼진 시위에 베이징·칭다오에만 5만여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여했고 파나소닉·도요타 등 일본 주요기업의 판매점과 공장이 크게 파손돼 정부 당국이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실제로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올 들어 사드 배치와 연관된 한국산 차량 훼손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장쑤성 치둥현의 롯데백화점 인근에서 파손된 베이징현대 승용차 사진이 SNS에 올라오면서 현대기아차를 긴장시키고 있다.
자동차뿐만이 아니다. 중국 현지 화장품 수입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서상) 사드 배치가 철회되지 않으면 한국과의 사업은 상당 기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한국에서 수입하던 화장품은 일본·프랑스 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위기감을 반영하듯 국내 기업의 중국 직접투자는 크게 줄고 있는 실정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전체 해외직접투자액은 전년보다 18.7%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중국 직접투자액은 40억달러로 오히려 8.8% 줄었다. 감소세는 사드 갈등이 불거진 지난해 3분기부터 두드러졌다.
재계에선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투자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부당한 조치에 맞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투자와 수출을 다변화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미 한한령이 가속화되고 있는 관광산업에선 중국에 편중된 ‘해바라기식 관광유치 정책’을 동남아·일본·대만·홍콩 등 신흥시장으로 다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은 기존에도 세계 최대 시장으로서의 성장 잠재력을 가졌다는 잇점과 국제질서까지 무너뜨리는 과격한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맹점을 갖고 있었다”며 “이번 사드 조치로 인해 투자 매력 보다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은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인식을 하고, 속도 조절을 하며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이같은 갈등 상황이 길어지면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 전략은 재조정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