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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기아차 통상임금 패소에 반발… “산업경쟁력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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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17. 08. 31. 11:20

전경련1
재계가 기아자동차 노사 간 통상임금 소송에서 법원이 노조의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해 ‘신의성실의 원칙을 적용하지 않았다’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경제단체들은 제조업 경쟁력 전반에 미칠 여파가 클 것이라 우려하며, 추가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통상임금에 대한 세부지침을 마련해 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31일 “판결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신의칙을 적용하지 않은 것에 허탈감을 금할 수 없다”며 “이는 기존 노사간 약속을 뒤집은 노조의 주장은 받아들이고, 합의를 신뢰하고 준수한 기업은 일방적인 부담과 손해를 감수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총은 “회사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판결로 최대 3조원이 넘는 우발채무를 지게 돼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에 따른 것인지 의문”이라고 논평했다. 아울러 경총은 “그 부담이 해당 기업과 협력관계를 맺은 수많은 중소기업에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 제조업 경쟁력에 미칠 여파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공공부문 근로자에게 신의칙을 엄격히 적용하는 법원의 태도는 통상임금 논쟁의 최종 수혜자를 ‘좋은 일자리’를 가진 정규직 근로자로 귀결시켜 노동시장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 아니라 취약근로자 보호를 중시하는 최근 정책과도 어긋난다는 게 경총의 지적이다.

경총은 “현재 대법원에 통상임금 신의칙과 관련한 사건이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만큼, 대법원이 신의칙에 대한 예측가능한 합리적 판단기준을 신속히 제시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즉각 유감의 입장을 밝혔다. 박재근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이번 통상임금 판결은 대법원이 제시한 신의칙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상급심에서는 보다 심도 있게 고려해 판단해 주길 기대한다”면서 “통상임금 소송은 노사 당사자가 합의해온 임금관행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일 뿐 아니라 노사간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박 본부장은 “향후 노사간 소모적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는 통상임금의 개념과 범위를 명확하게 정하는 입법조치를 조속히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한 목소리로 판결을 비판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사드 보복·멕시코 등 후발 경쟁국들의 거센 추격·한미FTA 개정 가능성 등으로 우리 자동차 산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판결로 기업들이 예측치 못한 추가 비용까지 부담하게 돼,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입장을 전했다.

배 전무는 “기업들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향후에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투자애로 등의 요인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주길 기대한다”면서 “과도한 인건비 추가부담 등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통상임금 정의 규정을 입법화하고, 신의칙 세부지침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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