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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통상임금 패소 후폭풍…재계 서열 2위 현대차그룹 둘러싼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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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17. 09. 0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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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측의 통상임금 패소 판결로 자동차 산업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기아차는 당장 1조원 안팎의 비용을 3분기 실적에 반영키로 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량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기아차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면 5000여곳에 달하는 협력사, 현대차그룹 내 제철·자동차부품 계열사들의 경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현대·기아차 부품 협력사는 물론 통상임금 관련 소송에 들어가 있는 115개 기업의 경영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8월 31일 기아차 통상임금 1심 판결 직후 “노사 합의와 사회적 관례, 정부 행정 지침, 기아차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막대한 악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면서 “경쟁국에 비해 높은 인건비로 말미암아 경쟁력이 뒤처진 상황에서 판결에 따른 막대한 추가 임금 부담은 회사의 현재와 미래 경쟁력에 치명타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현대차그룹은 철판(자재)·부품·물류 등 완성차 생산 및 수출에 최적화된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수직계열화의 단점은 완제품을 생산하는 계열사의 판매량이 급감하면 부품 계열사들의 실적까지 타격을 입는 도미노 현상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기아자동차의 재무상황이 흔들리면 현대모비스(부품)·현대제철(철판)·현대글로비스(물류)까지 영향을 받는 구조다.

자동차산업 전반에 퍼져있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미 중국 판매량 급감, 내수 위축 등으로 5개 국내 완성차업체가 실적 감소를 겪은 바 있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한국 자동차의 내수·수출·생산은 2년 연속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수출량(132만1390대)은 2009년(93만8837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자동차 부품 수출도 덩달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줄었다. 공장가동률은 2014년 96.5%에서 올 상반기에 93.2%로 떨어졌다.

아직 1심 판결에 불과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선 기아차의 향후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아차는 이날 판결 후 항소 의사를 밝혔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인건비 부담 문제는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한계 상황”이라며 “이미 고임금 저생산성 문제가 심각한데 통상임금 패소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 업체의 연간 평균 임금은 2016년 기준 9213만원으로 도요타(9104만원), 폴크스바겐(804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국내 5개사의 매출액 대비 평균 임금 비중은 12.2%로 폭스바겐(9.5%), 도요타(2012년 7.8%)를 넘어선다. 임금 비중이 높으면 높을수록 기업이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줄어든다. 현대·기아차의 매년 연구개발비 비중은 2%대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두자릿수 연구개발비 비중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자동차 산업에 정보통신(IT) 기술이 적용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군으로 변모하는 과정”이라며 “이 같은 과도기에 기업으로선 연구개발 등에 보다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향후 인건비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기아차의 고민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상일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일단 노조가 승소한 것에 대해선 법적으로 받아야할 돈을 받는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도 “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재정적 추가 지출이 발생하게 됐다는 점에선 시기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도 한걸음 물러서고 회사도 한걸음 양보해 둘다 사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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