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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쟁사는 늘려가는데...멈춰선 M&A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공백 전까지만 해도 매년 평균 4~5건의 유망 기업들을 인수해왔다. 이 같은 공격적 확장은 삼성전자가 몇 년 전 미래형 차(스마트카) 분야에서 세를 확장하면서 본격화됐다. 삼성이 미래 사업으로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표명한 분야에 M&A가 집중되면서 주도권도 순식간에 확보할 수 있었다.
인수한 기업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2016년 11월 국내기업 최대 규모 M&A 기록을 세운 하만부터 루프페이·조이언트·예스코일렉트로닉스 등이 삼성전자로 흡수됐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진행된 M&A는 단 두건. 이 마저 전부 스타트업으로 이전의 대형 M&A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표 참조>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기업 신뢰도에 타격을 입으면서 최종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M&A 사례들이 있었다”면서 “선장 없는 배가 가라앉는 것은 순식간”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2. 공정위 등 강화된 정부의 기업 압박
새 정부 들어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재벌개혁에 따른 압박도 상당하다.
특히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정 2년 만에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법 집행 가이드라인’의 오류를 인정하고 이를 정정했다. 이에 삼성SDI는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갖게 된 904만2758주(4.7%) 중 이미 매각이 이뤄진 500만주(2.6%)를 제외한 404만2758주(2.1%)를 매각해야 한다.
이 같은 공정위의 결정 번복은 “삼성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에 균열이 생기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부회장의 승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기본 승계 작업은 마무리됐지만, 삼성의 지배구조는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며 “재산의 승계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다운 지속 가능한 형태로 발전시켜야 하기에 이 부회장의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3. 반도체 이후의 사업 대비는 어떻게
‘포스트 슈퍼 사이클’ 즉 “반도체 분야의 장기 호황 이후엔 무엇이 삼성전자의 성장을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답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사전 준비가 중요하지만 반도체 이후의 신성장동력을 결정할 주체가 없는 셈이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겨냥해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것도 삼성전자에게는 부담이다.
특히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단기간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중국식 산업 모델은 반도체 분야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 조선·스마트폰·디스플레이 등 웬만한 분야에서 중국은 이런 식으로 한국업체들을 추격해 왔다.
만약 반도체 산업에 중국 정부의 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한-중 간 치킨게임이 시작될 개연성도 충분하다.
올해에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그래프 1, 2 참조>
◇4. 트럼프 행정부의 세이프가드…후속 조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로 삼성전자의 미국 시장 공략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수입산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서는 TRQ(저율관세할당) 기준을 120만대로 설정하고, 첫해에는 120만대 이하 물량에 대해선 20%,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세탁기의 가격이 현재보다 20% 가량 오를 수도 있다. 가격 경쟁력 상실이 불가피하다.
세이프가드 발동 시 현지에서 판매하는 세탁기 가격 인상 여부와 그 폭을 총수가 아닌 사람이 결정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동안 쌓아온 시장 지배력, 브랜드 가치들이 한번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회사에 막대한 적자를 안겨 줄 수도 있다.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이 부회장 말고는 없다. 즉 모든 결정을 이 부회장이 직접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5. 생각지 못한 변수 발생했을 시
2016년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국내외 언론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맞은 최대 위기”라며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는 물론 기술력 등 명성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부회장이 선택한 수는 ‘책임경영’이었다. 이 부회장은 곧바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삼성전자의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서기로 했다.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한 시점에 결국 이 부회장은 등기임원을 통해 확실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포했고 이는 ‘사상 최대의 위기를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진화할 수 있게한 원동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