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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음식 조리비법 ‘타임캡슐’에 담아 50년 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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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범 기자

승인 : 2018. 05. 27. 08:07

전주음식 명가, 명인, 종가집 등 100개소 대상
요리법과 자료 등 한지로 제작된 타임캡슐에 보관
전주음식 타임캡슐
남도대표음식인 전주음식의 요리법과 자료를 담을 타임캡슐. 한지로 제작된 타임캡슐은 50년 후인 2068년 공개된다. /제공=전주시
전북 전주시는 ‘맛의 고장’ 전라도를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다. 특히 전주 사람들은 음식에 관한한 ‘두 번째’를 용납하지 않는 뿌리 깊은 자존심과 자긍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 같은 전통의 전주음식을 오랜 세월 지켜온 고유한 조리법과 손맛을 타임캡슐로 보관해 50년 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맛 프로젝트’가 전주시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맛과 멋, 풍류를 두루 갖춘 전주음식의 전통과 비법을 보존·계승하고 전라도 전통 음식에 대한 역사적·학술적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전주음식 조리법 등이 담긴 문헌 등 자료를 수집해 한지로 제작된 타임캡슐에 보관한다.

타임캡슐에 담길 자료수집 대상은 전주음식 명인·명가·명소는 물론 지역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향토음식점과 전주음식창의업소 등 전주 고유의 먹거리를 빚어내는 업소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내림음식과 전통 가정식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전주 명문가 종부(宗婦) 등을 만나 보존 가치가 있는 음식 이야기를 수집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모두 100여개소에 달한다.

이들 자료에는 전통 요리법(레시피) 외에도 식당이나 집안에 전해 내려오고 있는 음식과 관련된 의미 있는 자료나 비법, 또 후손에게 남기고 싶은 말 등도 포함시켜 음식과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을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신의 식당에서 오래도록 사용하던 낡은 칼을 타임캡슐에 보관하기로 결정한 한 업체 대표는 “이 칼은 우리 식당이 40여년 전 처음 오픈했을 때부터 사용하던 칼로, 무뎌진 칼날에 내 자신은 물론 우리 가게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뭉툭해져 쓰지 못할 이 칼이 이렇게 귀하게 보관되게 됐다”며 감회어린 소감을 전했다.

타임캡슐 프로젝트 자문을 맡은 송영애 전주대 교수는 “전주음식 캡슐화 사업에 참여하는 대상자들이 자신과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음식의 역사와 노하우를 자료화한다는 것에 매우 큰 자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타임캡슐에 보관되는 자료들이 미래에 음식문화를 연구하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자료 내용에 내실을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원 전주시 관광산업과장은 “우리 시대의 음식 자원을 지키고 보존하는 것이 미래의 유산을 지키는 기본이라는 생각에서 이 사업을 처음 기획하게 됐다”며 “이번 전주음식 타임캡슐 사업은 전주음식 아카이브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주음식 관련 자료를 담을 타임캡슐은 천년이 가도 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전주한지로 만들어졌으며, 만들어진 캡슐은 오는 2068년까지 50년간 한국전통문화전당 3층 한식자료실에 보관해 전주음식 아카이브 자료로 전시 및 활용될 예정이다.
나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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