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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유엔총회 연설, 새 내용 없지만 이례적이고 예상밖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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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18. 09. 30.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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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 동시행동·단계적, 종전선언·대북제재 완화 요구, 북 기존입장
북미협상 재개국면서 "제재로 굴복시킨다는 건 망상" 강경어조 이례적
중·러, 북 입장 두둔 속 미 종전선언 카드 '대못박기' 성격
UNITED NATIONS GA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행한 제73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 동시 행동과 단계적 실현 방침을 재확인하고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리 외무상의 연설은 북한의 기존 비핵화 협상 전략 및 1차 목표를 밝혔다는 점에서 새로운 내용이 아니지만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킨다는 건 망상’ ‘일방적 핵무장 해제, 절대 없다’ 등 기존 입장을 강경한 어조로 밝혔다는 점에서는 다소 이례적이다./사진=뉴욕 UPI=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행한 제73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 동시 행동과 단계적 실현 방침을 재확인하고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리 외무상의 연설은 북한의 기존 비핵화 협상 전략 및 1차 목표를 밝혔다는 점에서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하지만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24일 뉴욕 한·미 정상회담, 26일 북·미 외교장관 회담 등으로 교착상태였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는 국면에서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킨다는 건 망상’ ‘일방적 핵무장 해제, 절대 없다’ 등 기존 입장을 강경한 어조로 밝혔다는 점에서는 다소 이례적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뉴욕 롯데뉴욕팔레스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두 개의 편지를 받았다”며 ‘획기적·역사적이고, 아름다운 예술작품이었다’고 평가하는 등 북·미 정상 간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나온 ‘망상’ 등의 강경 발언은 예상밖이라는 평가다.

미국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 달 초 4차 평양 방문을 앞두고 있고, 10월 이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리 외무상의 연설이 북한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지난해와 달리 다소 부드러운 어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UNITED NATIONS GA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행한 제73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욕 UPI=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리 외무상의 연설은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북한의 비핵화 입장을 명확히 함으로써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일방적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과 북한 외무성은 지금까지 ‘핵·미사일 및 시설 리스트’ 신고 등 미국의 요구를 비판하고 북한의 강경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외무성은 지난 7월 7일 3차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의 요구를 ‘강도적’이라고 했고, 리 외무상은 지난달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미국이 안보리의 대북제재 유지를 요청하면서 종전선언에는 응하지 않는다고 비난했었다.

리 외무상의 연설은 아울러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유엔총회 기간 연일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는 체제보장을 위한 미국의 행동과 병행돼야 한다며 북한의 입장을 옹호하는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다.

리 외무상은 이번 유엔총회 기간 한반도 주변 4강 미·중·일·러 외교수장을 모두 만나며 지난해와는 극명하게 대조되는 행보를 보였다.

이날 연설은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해체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국제여론이 반전됐다고 보고, 기존 입장을 명확하게 하는 게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분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에서 종전선언 카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를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한 ‘대못’ 성격도 띠는 것으로 보인다.

미 CBS방송은 폼페이오 장관이 26일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종전선언 서명 여부와 관련, “어떻게 귀결될지 예단하길 원하지 않지만 진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 발언을 두고 28일 “폼페이오 장관이 다가오는 북한과의 협상을 준비하면서 종전선언 가능성이라는 하나의 도구를 눈에 띄게 탁자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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