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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한중일 FTA…日 통상 몽니에 차기 서울협상 일정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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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19. 07.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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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4차 한중일 FTA(자유무역협정) 공식 협상’에 앞서 각국 수석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당시 통상교섭실장),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 야마자키 카즈유키 일본 외무성 경제담당 외무심의관. /제공=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양국간 대립이 첨예화되는 가운데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 3국 간 논의가 7년째 진행 중인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전선에도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강화와 FTA 협상 진행은 별개 사안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올 연말께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16차 협상 일정이 순조롭게 조율될 수 있을지에 대해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4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자국산 반도체 소재 세 개 품목의 한국 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제재를 이날 0시부로 개시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던 정부도 이날 일본이 예정대로 제재 조치 시행에 나서자 똑같은 전략물자 통제 방식의 보복조치를 검토키로 하는 등 공세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처럼 한일 양국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동북아 3국 통상당국이 진행 중인 FTA 협상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측이 정치적인 이유로 자유무역주의에 반하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만큼 상호호혜주의에 기반해 시장을 개방하는 FTA 협상을 더 이상 진행하는 게 무의미해진 것 아니냐는 얘기다.

한중일 3국은 지난 2013년 3월 서울에서 첫 협상을 가진 이후 베이징(상하이)과 도쿄를 오가며 올해 4월까지 총 15차례의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3국 모두 한중일 FTA 체결에 대한 모멘텀이 그리 크지 않은 데다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어갈 만한 리더십도 없어, 상품·서비스 시장 개방, 투자유보 협상 등 핵심쟁점 분야에 대한 합의는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4월 도쿄에서 개최됐던 15차 협상에서 3국 모두 참석하고 연내 타결을 목표로 논의가 진행 중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보다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달성하자는 목표를 재확인하는 나름의 성과에도 불구, 불과 두 달여 만에 터진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다음 16차 협상의 순조로운 개최 여부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또 다른 당사국인 중국 역시 FTA 체결을 서둘러야 할 모멘텀이 별로 없다는 평가다. 지난달 28일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중일 FTA 논의를 가속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무역분쟁을 벌어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우군으로 돌려세우려는 목적의 발언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중일 FTA와는 별개의 사안인 데다 지금까지 15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3국간 이견이 커 핵심쟁점에 대한 논의가 부진했던 탓에 이번 일본의 제재조치로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서울에서 열릴 16차 협상 일정을 중국·일본 측과 원활히 조율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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