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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명품 브랜드들은 매년 1~3회 정도 가격을 주기적으로 올리고, 그럴 때마다 명품 매장은 장사진을 이루곤 합니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춤했던 소비심리까지 겹치면서 더욱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듯합니다. 이런 모습을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그리 좋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태원발(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저렇게 다닥다닥 붙어 줄을 서면서까지 명품을 구입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일 것입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가 “저렇게까지…”라고 말을 흐리는 것도 같은 맥락인 듯합니다.
이런 현상은 명품 구매가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투자라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명품백을 들고 있으면 슬리퍼에 트레이닝 복을 입고 있어도 ‘있어 보인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겠죠. “누구나 명품백 하나쯤은 있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명품 브랜드는 우리 삶에서 거부감과 친근감을 모두 느끼는 존재가 됐습니다.
사실 1990년대 초 만해도 국내 패션 시장은 이신우·손정완·김정아 같은 디자이너브랜드가 주도했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명품 브랜드 입지가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해외여행을 나가면 무조건 명품 매장을 가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명품 사랑은 상상 이상으로 커졌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명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맹목적이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명품 브랜드들은 쉼 없이 가격을 올려도, 이번처럼 적극적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명품 시장에서는 합리적 소비 개념은 찾기 힘듭니다. 다른 사람이 갖고 있지 않은 아이템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는가가 중요할 뿐입니다. 코로나19로 백화점·면세점의 1분기 실적이 급락한 상황에서도 명품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이달 초 연휴기간 동안 백화점 명품 매출은 20~24% 신장했습니다. 맹목적인 명품 사랑의 단적인 예일 것입니다.
명품을 사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명품 매장을 찾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소비행위는 꽉 막힌 유통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다만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소비자를 ‘호갱’으로 여기는 풍조를 더 심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명품 매출이 35~3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다른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도 20~3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만 이런 전망이 무색해 질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