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부당계열사 지원’ vs ‘수직계열화 전략’, 공정위 철퇴에 SPC 법적 대응 가능성↑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00729010017802

글자크기

닫기

박병일 기자

승인 : 2020. 07. 29. 13:48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공정위, SPC그룹에 647억원 과징금부과…허영인 회장·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 고발
SPC그룹 "삼립, 마케팅·시설투자·품질관리 등 역할…효과적인 수지계열화 조치"
"과도한 처분 아쉽다, 면밀 검토해 대응"
basic_2020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계열사 지원을 했다는 혐의로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 대한 고발과 647억원 과징금 결정을 받은 SPC그룹이 공정위 판단에 불복하고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공정위는 SPC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이 자회사로부터 원료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허 회장 등 총수 일가가 33%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한 SPC삼립을 중간에 넣어 통행료를 받았다는 혐의로 조사를 진행해 왔다. 또한 원료 자회사의 지분인수 과정에서 SPC삼립에 유리한 가격으로 거래를 진행해 총수 일가의 경영승계를 위한 방법으로 활용했다고 판단, 이 같은 고강도 제재를 결정했다. 이에 SPC그룹 측은 SPC삼립이 원료공급의 효율적 관리와 연구개발·주문관리·시설투자 등을 담당해 효율성 제고 차원의 수직계열화를 진행한 것이라고 소명해 온 만큼 이번 결정에 대해 사실상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상황이다.

29일 SPC그룹은 공정위의 총수고발과 수백억원대의 과징금 결정에 대해 “판매망 및 지분 양도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적법 여부에 대한 자문을 거쳐 객관적으로 이뤄졌다”며 “계열사 간 거래 역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직계열화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수가 의사결정에 전혀 관여한 바 없음을 충분히 소명했지만, 과도한 처분이 이뤄져 안타깝다”며 “향후 의결서가 도착하면, 면밀히 검토해 대응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SPC그룹이 법적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과징금 규모가 상당한 데다 총수가 고발되며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정위가 지난 5년간 계열사 부당지원 관련 재판에서 완전승소한 사례가 10건중 2건에 그치는 점도 고려할 것이란 관측이다.

가장 큰 쟁점은 총수일가의 경영승계를 위해 SPC삼립을 활용했는가다. SPC그룹 측은 “SPC삼립은 총수일가 지분이 적고, 기업 주식이 상장된 회사로 승계의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PC삼립의 지분은 허 회장 9.27%, 장남인 허진수 부사장 11.68%, 차남인 허희수 전 부사장이 11.94%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총수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파리크라상이 40.66% 지분을 갖고 있다.

만약 경영승계를 위해서라면 허 회장의 두 아들 지분율이 크게 변해야 한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이번에 공정위가 문제 삼은 원료 계열사인 밀다원(제분)을 인수한 2008년 당시 삼립식품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은 변화가 거의 없다. 허 회장은 2008년에도 9.27%만을 보유하고 있었고, 허진수·허희수 두 사람 역시 현재와 비슷한 11.47%와 11.44%에 그쳤다.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하던 밀다원 지분을 SPC삼립에 저가로 양도해 SPC삼립의 20억원을 지원했다는 부분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는 이런 부당지원을 통해 SPC삼립의 가치를 높여 경영승계에 유리하게 이용하려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SPC그룹은 총수일가와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파리크라상 및 샤니가 저가로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총수일가에게는 더 손해였다는 입장이다. 재계에서도 만약 당시 정상가격보다 더 비싼 가격에 지분을 넘겼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SPC사옥
SPC 사옥 전경
밀다원은 2008년 SPC그룹에 인수될 당시 △허진수 30% △허희수 30% △파리크라상 20% △샤니 10% △삼립식품 10%의 지분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삼립식품이 밀다원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 1년 전인 2011년에는 △파리크라상 45.4% △샤니 21.7% △삼립식품 19.7% △허진수 6.6% △허희수 6.6%로 지분구조가 변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파리크라상과 샤니의 총수일가 지분율이다. 파리크라상은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샤니는 2012년 허 회장 등 총수일가가 92.2%, 파리크라상이 7.8%의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총수일가가 완전한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였다. 경영승계를 위한 실탄 마련을 위한 것이었다면 굳이 저가로 SPC삼립에 지분을 넘길 이유가 없는 셈이다.

SPC삼립의 주가 추이도 공정위의 판단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PC삼립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면 SPC삼립 주가가 최근 10년 새 가장 높았던 2015년 8월 11일(장중 최고가 41만5000원)에 지분 매각 움직임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현재 SPC삼립의 주가는 6~7만원대에 그치고 있다.

한편 계열사로부터 원료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중소기업 등의 참여가 봉쇄됐다는 판단에 대해서도 SPC그룹은 적극 해명에 나섰다. 밀다원·에그팜(액란)·그릭슈바인(육가공) 등의 지분율을 높인 것이 제품 품질 관리를 위한 방안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IMF로 밀가루 공급 중단 리스크가 커지고 2000년대 중단 제분회사들의 가격 담합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SPC그룹은 자체적인 제분 공급사인 밀다원을 인수했다. 또한 에그팜의 경우 2010년 중소업체의 썩은 계란 납품 논란이 커지면서 직접 설립했다. SPC그룹 측은 “안정적인 원료 공급 체계뿐만 아니라 원료 안전성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예를 들어 액란의 경우 경쟁사도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중소기업을 배제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경영승계를 목적으로 SPC삼립을 활용해 통행료 구조를 만드는 것이 SPC그룹에게 이득이 될 것인가에 대해 다소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에 대해 총수일가가 100%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상장사인 SPC삼립을 활용해 승계 자금을 마련하려 했다는 것은 현재 주가 추이 등을 볼 때 다소 논란이 될 수 있어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SPC삼립이 유일한 상장사이고 그룹 성장의 중심에 있다는 점, 그리고 총수일가와 특수관계인이 지분의 3분의 2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경영승계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법정으로 갈 경우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며 “총수일가의 지분 구조상 공정위의 판단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