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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노동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20년 넘게 지속돼온 해묵은 과제, 산업안전보건청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이는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22일 산업안전보건청 신설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발의한데 이어 이달 4일 국회에서 구체적인 설립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입법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 당시 김 의원은 “매년 반복되는 산재로 한해 평균 2000여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고 있지만, 현행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과 지방고용노동청 내 일부 과가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사·관리감독을 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와 관련한 노사정 합의가 이뤄진 점도 김 의원이 발빠른 행보에 나선 계기가 됐다.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지난 4월말 의제별 위원회인 산업안전보건위를 통해 산업안전보건청 설립을 포함한 시스템 개편을 중장기적으로 검토·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처럼 무르익고 있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고용부는 다소 모호한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취지는 공감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의 산재 등 여러 이슈가 산업안전 분야로 급속히 편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행 관리감독 업무 전담조직인 산재예방보상정책국의 정책기능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코로나19로 위상이 높아진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 논의 과정에서 국립보건연구원 관할 여부를 놓고 불거졌던 부처 이기주의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청 신설에 대한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의 입장은 이 같은 논란이 끼어들 여지가 전혀 없을 정도로 명확해 보였다.
박 이사장은 “현재 우리나라 산재문제의 규모나 질을 감안하면 궁극적으로 ‘청’ 정도 규모와 독립된 행정조직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며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존 안전보건 전문조직인 ‘안전보건공단’과의 역할 분담 등에 대해선 “청이 생기면 공단이 커지고, 공단이 커지려면 청이 생겨야 한다”는 말로 두 기관이 상호보완적 관계로 기능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공단은 정부 산하기관으로 그 업무범위와 기능이 정부조직의 그것과 비례한다”며 “산업안전에 대한 국민과 사회적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려면 공단과 정부조직 규모 모두 양적·질적으로 지금의 2배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10여년 전부터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필요성을 주장해온 학자 출신이다. 그는 지난 2011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기고한 연구논문을 통해 우리나라 근로감독 업무에서 산업안전보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전담기관 설립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박 이사장이 당시 이론적 근거로 제시한 전국 지방관서 내 산업안전 담당 근로감독관 수는 2010년 4월 기준 302명에서 10여년 만인 지난해 8월 말 681명으로 2배 넘게 늘어났다.
박 이사장은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주장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산재문제가 그만큼 중요한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문제는 과거 또는 정적인 관점이 아니라 안전보건 역사의 발전이라는 미래와 동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해법이) 제대로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