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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인공은 이범식 한국교통장애인협회 경산시지회장(58)이다.
대구대학교 대학원에서 직업재활을 전공한 이범식 회장은 19일 2021학년도 전기학위수여식에서 ‘중도장애인의 외상 후 성장 모형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이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이범식 회장은 22살 때인 1985년 2만2900V의 고압전기 감전 사고로 양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은 후 왼발 하나로 인생의 걸음마를 다시 시작했다.
지금까지 오로지 왼발 하나로 글쓰기, 컴퓨터를 배워 세상과 직면했다. 장애에 대한 무지와 변해버린 사회적 환경을 간과한 채 도전한 컴퓨터 판매사업은 그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가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몸과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을 안긴 채 실패로 끝났다. 그는 죽으려 해도 혼자서는 죽을 수도 없는 신세였다.
그러나 포기하기에는 병든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앞섰고 엄마가 기거할 자그마한 거처를 마련해 주는 것이 삶의 의미가 됐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살아 남아야 한다는 집념으로 살기로 했다.
그 후 ‘사랑의 리퀘스트’ 출연을 통해 사회의 도움과 본인의 노력으로 경매에 넘어간 집을 겨우 되찾아 어머님께 드렸다.
또 누구를 사랑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를 사랑해 주는 아내를 온라인 봉사단체를 통해 만났다.
이 회장은 부인의 도움으로 사회에서 받은 은혜를 되돌려 주기 위해 2003년 한국교통장애인협회 경산시지회를 설립했다.
장애인의 재활을 위한 컴퓨터 교육장을 만들고 운영하며 공공기관의 불용컴퓨터를 기증받아 수리해 장애인들에게 나눠주며 장애인 복지에 첫 발을 디디게 됐다. 그 후 장애인 복지 분야에 헌신하겠다는 인생의 목표를 설계했다.
조금씩 알아 가면 알아갈수록 지식의 부족함을 통감한 이 회장은 47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2011년 대구미래대학교 사회복지과 야간 과정에 입학한다. 공부를 하면서 더 확고한 목표를 세워 대구대학교 산업복지학과에 편입해 전문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그 곳에서 평소 본인이 어려움을 겪는 직업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직업재활학을 복수 전공했다. 장애의 몸으로 30년 이상 차이가 나는 학생들과 같은 조건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특히 늦깎이 공부는 쉽지 않아 장애에 안주할 수 없었고 동료 학생들보다 3~4배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성적장학생, 한국장학재단 사랑드림 장학생, 기쁜 우리복지관 장학생에 선정되기도 했다.
본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공부를 통해 장애인의 직업재활에 대한 더 나은 대안을 찾고자 대구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해 이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이어 2018년 대구대 직업재활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장애와 직업적 관계에 대해 경험을 통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이범식 회장은 “장애에 대한 심리적 성장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우선적 과제며 장애란 부정적인 조건만이 아닌 자신의 또 다른 내면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긍정적인 계기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비록 왼발 하나지만 노력을 통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가정에 기여하고, 사회에 희망을 주는 사람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찾아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교수라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동안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인으로서 자신만의 강점을 발견하고 직업을 통해 당당한 사회인으로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을 연구해 나가겠다”고 털어놨다.
이 회장은 “내 자신에게도 일찍 다쳐줘서 고맙고 많이 다쳐줘서 고맙고, 아내에게 고맙고 사회에도 고맙다”며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소중한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이기에 결코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자”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 한국교통장애인협회 경산시지회장과 대구교도소 교정위원 등을 맡아 장애인 권익 향상과 복지 증진사업 등 재소자 인성교육에 힘쓰고 있으며 대학교, 기초자치단체, 공무원교육원, 중·고등학교에서 다양한 강의 활동을 통해 희망을 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