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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의 중기피아] 취업자, 실직자 그리고 2021년의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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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1. 05. 22. 06:00

"일자리 없는데" 실제 실업률과 통계 지표간의 괴리 심각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 고용에 소극적인 기업에 '당근'제시
최성록의-中企pia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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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 생활과학부장

# 오래전 인도의 어떤 왕이 코끼리 한 마리를 가져왔다. 그리고는 장님 몇명을 불러 만져 보고 깨달은 것에 대해 말하라 명했다.

꼬리를 만진 장님이 “코끼리는 밧줄 같이 생긴 동물입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몸통을 만졌던 장님은 “아닙니다. 코끼리는 벽처럼 생겼습니다”고 반박했다. 옆에서 다리를 만진 장님이 나서며 큰소리로 외쳤다. “둘 다 틀렸습니다. 코끼리는 나무처럼 생겼습니다”

불교 경전 ‘열반경(涅槃經)’에 나오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일화(맹인모상·盲人摸象)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알고 있는 만큼만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진리에 이르기 위해서는 사물의 겉모습 또는 일부만 보고 판단을 내려선 안된다는 얘기다.

안타깝게도 2021년 현재 구직 시장에 대한 해석은 당시 맹인들의 처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나의 현상을 놓고 누구는 밧줄이라, 벽이라, 나무라 말하고 있다.

#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5만2000명 증가했다. 2014년 8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라고 한다.

젊은 구직자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청년 취업자는 38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9000명 늘었다.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얼어붙은 취업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숫자 이면의 상황을 놓고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고용 증가는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공공 일자리가 상당수다. 60세 이상 일자리 증가가 46만9000개로,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30대는 9만8000개, 40대는 1만2000개의 일자리가 줄었다.

늘어난 청년의 일자리 대다수 아르바이트와 같은 ‘임시직’이다. 고용계약 기간이 1개월~1년 미만인 일자리는 1년 전 보다 12만5000명 증가했다.

사회 초년생들인 20대의 실업률은 높아지고, 경제활동의 주축인 30대와 40대의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2021년 5월은 누군가에게는 최악의 실업 사태로, 누구에게는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는 시기로 기억될 것이다.

실제 실업률과 통계 지표간의 괴리는 일상화 돼가고 있다. 국민들은 어떻게 판단해야만 하는가.

# ‘통계가 현실을 좀 더 면밀히 반영해야 한다’, ‘단기성 노인들의 공공일자리가 청년들의 일자리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어떻게든 실업률을 극복하고 취업률을 끌어올려야만 한다.

취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법은 명확하다. 실물 경제를 담당하는 기업에 힘을 실어주면 된다.

그들에게 사업이 잘 될 것이라고, 수출 역시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면 해결될 문제다.

특히 국가 고용의 83%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게 작은 ‘신호’라 할지라도 고용에 있어서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21세기 초반 우리나라에 불었던 벤처 열풍도 마찬가지 아니었겠는가.

단순히 돈을 뿌리는 정책으론 국민들의 삶은 바뀌지 않는다. 안정된 일자리야 말로 최고의 복지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들을 위해 지금 당장 어떤 식으로든 ‘행동’을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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