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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시사상식] 반갑지 않은 일상회복?…위드코로나와 테이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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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1. 11. 1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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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링 발표하는 파월 미 연준 의장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입회장에 설치돼 있는 TV 스크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테이퍼링을 발표하는 모습이 비치고 있다. /사진=AP·연합
전 세계 금융시장이 때아닌 미국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변수로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중에 풀었던 막대한 규모의 자금(유동성)이 줄어들면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이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달 말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하겠다”고 공식선언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중에 풀었던 돈을 다시 거둬들이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통화정책의 정상화, 즉 경제 분야에서도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시작되는 셈입니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공식선언한 배경에는 최근 완연해진 경제회복 추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2년여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악화됐던 경제 상황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 만큼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풀 필요성이 낮아진 것이죠. 여기에 이미 풀린 돈이 미국과 유럽을 덮친 물류대란(공급망 붕괴),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와 맞물리면서 물가상승, 즉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실제로 이달 들어 각국 정부가 발표한 각종 경기지표와 외신 분석을 종합해 보면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 중국과 같은 신흥개발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여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6.2%나 급등했습니다. 이는 시장 예상치(5.9%)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CPI가 6%를 넘은 것은 1990년 12월 이후 약 31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생산자 물가도 급등했습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전년동월 대비 8.6% 급등하며 역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같은 날 발표한 PPI 역시 13.5%로 26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비단 양대 경제대국뿐 아니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한국, 일본, 브라질 등 다른 선진국·신흥국도 역대 최고치를 넘거나 이에 달하는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치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테이퍼링은 인플레 등의 우려 때문에 유동성 공급 규모를 줄여나가겠다는 것이지, 그 자체가 시중에 돈 풀기를 중단하거나 회수하겠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경제부양을 목적으로 중앙은행 등에서 시중에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자산매입 규모를 점차 줄여나가는 정책을 의미합니다.

한국은행 추석 자금 방출
지난 9월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추석 자금방출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테이퍼링이라는 용어가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미 의회에 출석했던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이를 언급한 이후부터입니다. 2007년말 발생한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실시했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에 대한 출구전략 차원에서 테이퍼링을 언급한 이후 유동성을 축소한다는 뜻의 경제용어로 자리잡은 것입니다.

참고로 양적완화는 연준과 같은 중앙은행이 국채나 다른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금융기관에 돈을 푸는 ‘통화(량)확대’ 정책을 말합니다. 리먼 파산 직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뒤엎자 미 연준은 가뜩이나 낮았던 자국 기준금리를 0%에 가깝게 낮춘데(제로금리) 이어 양적완화를 통해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무작위로 시중에 풀었습니다. 당시 양적완화 규모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그때 풀린 자금에 ‘헬리콥터 머니’라는 명칭을 붙인 것만 보더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헬리콥터에 돈다발을 싣고 마구 뿌렸다는 것이죠.

이처럼 시중에 돈을 푸는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어떤 돌발변수로 인해 경기가 급격히 침체국면에 들어섰을 경우 이를 단기간에 되살리려는 것입니다. 따라서 연준이 이번에 테이퍼링을 실시하겠다고 언급한 속내는 결국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됐던 경제가 어느 정도 살아날 것이란 전망 하에 시중에 공급했던 총 12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더 이상 늘리지 않고 거둬들이겠다는 것입니다.

유동성 축소 움직임은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에게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 역시 지난 8월 기준금리를 기존 0.5%에서 0.75%로 올린 후 3개월 만인 이달 중순 추가인상을 예고하는 등 시중 유동성 축소에 나서고 있습니다. 문제는 미국의 테이퍼링을 필두로 시작된 각국 통화당국의 유동성 축소 조치로 인해 주식·펀드·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시중에 풀린 자금을 거둬들이는 테이퍼링은 일종의 긴축정책에 해당되기 때문에 당연히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통상적으로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기 시작되면 증시나 부동산시장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에서는 유동성 축소를 곧 (기준)금리인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 년간 고공행진을 했던 주택가격이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주식이나 펀드, 부동산 등에 자금을 넣어뒀던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다시 한 번 눈과 귀를 크게 열어놓아야 하는 시절이 돌아온 것입니다. 불확실성을 극도로 경계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일상회복인 셈이죠.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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