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칠공예는 시간이 빚은 예술” 국립중앙박물관서 옻칠의 美를 만나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11221010012881

글자크기

닫기

전혜원 기자

승인 : 2021. 12. 21. 16:29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칠(漆), 아시아를 칠하다'展 개막…자료 263점 한자리에
"아시아의 다채로운 칠공예 세계 만나볼 수 있을 것"
나전대모칠국화넝쿨무늬합
나전 국화넝쿨무늬 합./제공=국립중앙박물관
칠기는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인 옻을 정제해 칠한 그릇이다. 옻을 칠하면 광택이 날뿐더러 방수·방충 효과가 생기고 내구성도 높아진다. 옻은 접착력이 있어서 다른 물건을 붙이거나 그림을 그리기도 좋았다. 얇은 조개껍데기를 여러 형태로 오려 붙여 완성하는 나전칠기는 나전과 옻칠이 결합한 예술품이다.

옻칠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옻나무가 자생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두루 사용됐다. 각국은 고유한 문화를 바탕으로 저마다 독특한 칠공예를 발전시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처럼 오랫동안 넓은 지역에서 전승된 옻칠과 칠공예 문화를 다룬 특별전 ‘칠(漆), 아시아를 칠하다’를 21일부터 내년 3월 20일까지 특별전시실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자료는 모두 263점이다. 특히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일본에서 구매해 들여온 귀중한 고려시대 유물 ‘나전 국화넝쿨무늬 합’을 처음으로 공개해 눈길을 끈다.

동아시아 각지의 칠기를 한데 모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중국 상하이박물관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도 나왔다.

노남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20일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칠공예는 시간이 빚은 예술이다”며 “옻오름을 이겨내며 도료로 만드는 데 수개월이 걸린다. 물건에 옻칠을 할 때도 칠과 건조를 반복하는 인고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 학예연구사는 “이러한 번거로움에도 옛사람들은 도료로서 옻칠의 우수성을 알고 있었기에 적극 활용했다”며 “칠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삶 속에 가까이 녹아들어 있는 공예품이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크게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된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현대까지 칠기의 변화상을 조명하고, 한국·중국·일본을 넘어 태국·베트남·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칠기를 폭넓게 소개한다.

옻은 본래 색이 없는 도료로 나무에 바르면 갈색빛이 난다. 하지만 옛사람들은 산화철이나 진사 등을 섞어 검은색과 붉은색을 만들어 발라 색을 더했고, 이러한 색채 대비를 이용해 다양한 그림과 무늬를 그려 장식했다. 우리나라 창원 다호리 유적 출토 칠기와 중국 한나라 칠기 등은 이를 잘 보여준다.

7∼8세기에는 옻칠한 기물 위에 금이나 은으로 만든 판을 붙이고 다시 옻칠을 한 뒤 갈아서 무늬를 만드는 평탈(平脫) 기법이 유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평탈 기법으로 제작한 통일신라시대 거울 등을 소개한다.

나전 국화넝쿨무늬 합과 보물로 지정된 나전 경전함, 승려가 수행할 때 사용한 나전 불자 등 고려시대 나전칠기 세 점은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 나란히 진열됐다.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 삼국인 한국·중국·일본의 칠공예를 한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한국에서 나전칠기가 꽃을 피웠다면, 중국에서는 여러 겹의 옻칠을 한 뒤 조각하는 조칠기(彫漆器)가 발달했다. 일본은 옻칠 위에 금을 뿌려 화려한 느낌을 주는 마키에(蒔繪)가 많이 만들어졌다.

전시 말미에서는 현대 옻칠 작품들도 소개한다. 칠공예의 역사와 예술성에 관해 오늘날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노 학예연구사는 “작은 칠기 한 점에도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천 년의 세월이 쌓여 있다”며 “이번 전시에서 아시아의 다채로운 칠공예 세계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키에연상
일본 마키에 벼루상자./제공=국립중앙박물관
전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