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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노후 보내고 싶지만”…깐깐한 프랑스 노인들이 요양시설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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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파리 통신원

승인 : 2022. 02. 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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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시설 내 학대행위 알려졌지만 노년층에겐 차선책 없어
도우미·집 개조 등 비용 고려하면 집 요양 부담 훨씬 더 커
요양
최근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90%의 프랑스인이 자신의 집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지만 각종 비용 부담과 차선책이 없어 요양시설로 향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정년 등으로 은퇴를 맞은 프랑스 고령자 대부분은 자신의 노후를 집에서 보내고 싶어 하지만, 각종 비용 부담과 차선책 부재를 이유로 실상은 요양시설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현지매체 웨스트프랑스는 16일 프랑스 내 요양시설 시스템에 결함이 있지만 집에서 요양하는 비용이 훨씬 더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정든 집을 떠나 시설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여론조사 기관 오독사(Odoxa)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은퇴인구는 지난해 말 현재 1670만명이며, 이 중 90%가 자신의 집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발간된 단행본 ‘레 포소예르’를 통해 최근 프랑스 요양시설에서 학대 행위가 발생하는 등 노인에 대한 처우가 심각하게 나쁘다는 사실이 알려진 점도 노후생활 장소로 집을 선호하는 이유로 꼽혔다.

웨스트프랑스는 이 같은 니즈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은퇴자들이 요양시설로 향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실제로 집에서 노후를 보낼 경우 구체적으로 비용이 얼마인지를 분석해 근거로 제시했다.

웨스트프랑스에 따르면 집에서 요양하기 위해서는 ‘의료비’가 필요한데 연령에 비례해 올라가는 사보험비는 75세와 25세를 비교했을 경우 그 차이는 3.4배였다.

실제로 프랑스 보건부 연구평가 통계국(Drees)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은퇴인구 중 70% 이상이 의료비에 큰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프랑스가 인터뷰한 은퇴자 애니씨(86세)는 은퇴 후 매달 156유로(한화 21만원)를 사보험비로 지불하고 있다.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을 보험료로 내지만 보장받는 혜택은 그리 크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웨스트프랑스 취재에 따르면 애니씨가 가입한 사보험의 경우 일반 진찰료, 엑스레이 촬영비, MRI 촬영비 등은 보장받지만 안경은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안경을 새로 바꿀 때마다 추가 비용이 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노년층에게 많이 필요한 보청기나 틀니의 경우에도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았다.

더구나 집에서 요양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비용은 단지 의료비 뿐만이 아니다. 노년 심리학 박사인 멜리사 아슬리 프티는 “시설 대신 집에서 요양할 경우 도우미의 시간당 수당을 생각하면 그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커진다”고 말했다.

스스로 마트에 장을 보러 가거나 집 청소하는 것도 힘들어지는 경우 이와 관련해 부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면 누군가가 대신 장을 봐주거나 식재료를 주기적으로 배송받는 경우다. 스스로 장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집 청소가 체력적으로 힘든 애니씨는 매주 금요일 청소 도우미를 부른다. 집안을 2시간 정도 청소해 주는 도우미의 시급은 약 25유로(한화 3만4000원)로 한 달로 계산할 경우 200유로(27만원)를 집 청소에 쓰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비용은 움직임이 불편한 노인을 위해 집에 필요한 보조 장치들이다. 예를 들면 1층 거실에서 2층 침실로 올라가기 위한 휠체어 리프트 설치비나 턱이 높은 욕조를 없애고 샤워실을 만드는 등의 비용이다. 이 모든 비용들은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므로 노년층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노화에 따른 의료비·집 개조비 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필요한 월세, 식비, 각종 공과금 등을 계산하면 집에서의 요양 비용은 더 커진다. 2018년 말 프랑스인의 평균 연금은 한 달에 1504유로(세전, 한화 204만 원)로 집에서 노후를 보내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멜리사 아슬리 프티 박사는 “은퇴 초반엔 여행·스포츠·문화생활 등에 지출을 많이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더 의료비 지출 비중이 커진다”라고 밝혔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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