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점 저감시설 부족, 기능 상실 방치
완충식생대 토지 매입 농민 반감…임대 병행 의견도
전문가 "농민 수익 지원 연계 시스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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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환경부 및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08년부터 2020년까지 1493억원을 들여 한강 상류 비점오염원관리지역에 수로시설·침사지 등 여러 고랭지밭 탁수 저감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부족한 예산과 현지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해 비점원오염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강우 시 고랭지밭에서 흘러들어오는 다량의 탁수를 인근 하천으로 그냥 흘려 보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재원 부족과 관리 미흡으로 기능을 상실한 저감시설은 여러 곳이다. 원주지방환경청 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강원도 비점오염원관리지역에 설치된 저감시설 1394개 중 167개가 기능을 상실했다. 하물며 남한강 상류에 위치한 비점오염원관리지역 대기지구의 경우는 국내 최대 고랭지 배추밭 지역임에도 오염저감시설과 비점원오염물질측정망이 설치돼 있지 않다.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강릉시가 환경부에 해당 시설 설치를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자체 입장에서 저감시설 운영은 예산 부담이 적지 않은 부분이다. 비점오염저감시설은 지자체가 환경부에 신청하면 검토 후 설치가 추진된다. 설치 비용의 경우 중앙정부가 90% 수준을 부담하지만 유지관리 비용은 정부 지원인 수계관리기금 70% 수준에 그쳐 시군 소요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군청 관계자는 “군이 저감시설 유지관리 비용 30%를 내야 하는데 저감시설 수가 늘고 노후화돼 부담된다. 저감시설 설치가 더 필요하지만 관리비용 부담으로 환경부에 설치 제안도 머뭇거려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앙정부의 관련 예산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부의 비저오염저감사업 예산은 2020년 688억원에서 올해 513억원으로 줄었다. 비중도 2020년 기준 물 관리 관련 예산의 0.46%에 불과했다. 한강수계관리기금의 비점오염저감사업 예산도 2016년 95억원에서 올해 52억원으로 축소됐다.
환경부는 지자체의 비점오염저감사업 집행률이 낮아 예산 증액에 어려움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수생태보전과 관계자는 “지자체 신청으로 비점오염저감시설을 설치하려해도 사유지는 매수가 어려워 집행률이 낮다. 이에 기재부가 예산을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이형 공주대 교수는 “열악한 지자체 예산만으로 비점오염저감사업 타당성조사를 하니 부실한 조사·계획이 이뤄지고 결국 집행률이 낮아진다. 환경부가 수계관리기금을 수계 전체 지역 타당성조사·기본계획에 쓸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며 “지자체의 저감시설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국고지원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의 하천 보전 노력 미흡도 하천 오염이 지속되는 이유로 꼽힌다. 일부 농민들은 국공유지 중 논밭이 아닌 지목에 불법 경작을 하거나 농약·비료를 과다 사용해 수질을 오염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 판단이다. 실제 2009년에서 2017년 사이 농지 면적은 줄었지만 오히려 화학·유기질 비료 소비는 55% 늘었다. 정부·지자체의 불법 경작지에 대한 소극 대응과 단속 인력 부족 문제도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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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이번 사업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완충식생대용 토지 매입뿐만 아니라 임대 방식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홍천군 내면 자운2리 이장은 “완충식생대 설치를 위한 양안 20m 면적은 농민 입장에서 너무 크다. 그만큼 수익이 줄기에 보상이 이뤄진다 해도 팔기 어려울 것”이라며 “설치필요 토지를 정부가 임대해 감소하는 수익만큼 보상하는 게 수용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농민들 입장을 고려하더라도 불법 경작지나 하천오염 영향이 큰 토지는 수용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장석환 대진대 교수는 “무단경작지나 상수원보호구역 등 수질에 미치는 영향이 큰 곳은 토지 비용과 함께 작물의 향후 일정기간 수익을 보상하는 수용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이는 농민들이 영농 방식을 바꾸는 계기도 된다”고 설명했다.
일단 오는 6월 수립되는 한강유역물관리종합계획에 고랭지밭 수용 방안이 포괄적으로 담겨있어 수용 근거가 마련됐다는 평가지만 계획이 효과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정총섭 양구군 해안면 현2리 이장은 “작물 브랜드화·관광지화 등이 이뤄지면 농민들의 저감 정책 협력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경재 강원대 교수는 GLB(거버넌스·리빙랩·브랜드) 방안을 예로 들며 “주민·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만들어 저감 사업 필요성을 공유하고 해당 지역과 생산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소비자들도 객토·비료 사용으로 모양이 좋아진 농산물 보다 환경 보전에 기여한 농산물을 선택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