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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 보다 비싸게 전세계약…‘빌라왕’식 사기 뿌리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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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 기자

승인 : 2022. 12. 2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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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의심 거래 106건 수사 의뢰
시세 파악 어려운 신축 빌라가 타깃
피해 사례 대부분이 무자본·갭투자
부동산 거래 전 모니터링 강화 추진
내년 1월 24일까지 범정부 특별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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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0대 임대업자 A·B·C씨는 각자 자기 자본 없이 전세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는 방식(깡통전세)으로 서울 소재 빌라를 다수 매입했다. 하지만 이후 보증금 반환이 어렵게 되자 공모자인 D 씨가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에 모든 빌라를 매도한 뒤 잠적했다.

#2. 서울에 빌라를 신축한 건축주 E씨는 브로커 F씨와 높은 보증금으로 전세 계약시 일정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공모한 뒤 무자력자 G씨에게 신축 빌라 건물을 통째로 매수토록 했다. 이후 F씨는 E씨가 신축 빌라 판촉을 위해 이자 지원금을 지급한다며 임차인을 유인해 높은 보증금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하게 했는데, 임대차 계약 종료 후 G씨가 보증금을 반환하기 곤란토록 해 임차인에게 피해를 입혔다.

최근 정부 조사를 통해 드러난 전세사기 거래 수법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번에 100여건에 이르는 사기 범행 의심 사례를 적발했다.

정부는 최근 전세사기로 의심되는 거래 106건에 대해 1차로 경찰청에 수사 의뢰키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수사 의뢰 대상은 지난 9월 28일부터 11월까지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사례 687건 중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공모가 의심되는 건으로 최근 주택 1000여채를 보유한 채 사망한 일명 '빌라왕'과 관련된 사례도 16건이 포함됐다.

경찰청은 빌라왕 사례의 경우 임대인은 사망했지만 이와 관계없이 공모 조직 등 전체 범행에 대한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번에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체 조사·분석한 내용도 제공키로 했다.

국토부가 경찰청에 수사 의뢰한 피해사례는 대부분 '빌라왕'사건과 유사한 '무자본·갭투자' 유형이다. 자기자본에 임차인의 보증금을 얹는 전형적인 '갭투자'와 달리 '빌라왕'과 같은 사기는 변형된 갭투자 방식이다. 즉 임대인이 자기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오히려 돈을 받고 빌라 명의자가 되는 것이다.

최근 성행하는 전세사기의 주요 타깃은 신축 빌라다. 신축 빌라는 거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이용해 매매가격 1억7000만원짜리 빌라를 2억3000만원, 또는 매매가와 같은 가격에 전세로 내놓는 식이다. 이렇게 해서 자기 돈 한 푼도 없이 빌라 여러 채를 사들인다. 위 사례에 든 40대 임대업자 3명의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국토부는 이번 1차 수사 의뢰 건에 포함되지 않은 나머지 피해 사례들에 대해서도 심층 조사·분석을 거쳐 추가 수사의뢰할 계획이다.

내년 1월 24일까지 진행되는 범정부 전세사기 특별단속 결과에 대해서는 2월 중 경찰청과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되는 피해사례에 대한 조사·분석을 거쳐 2개월마다 수사의뢰를 하는 등 경찰청과 지속적으로 전세사기 단속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오는 27일 부동산소비자 보호기능 강화를 위해 기존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을 '부동산소비자보호기획단'으로 개편하고 전세사기 등 부동산 거래 전 단계에 대한 모니터링·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획단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전세사기, 집값 담합 등 시장 교란행위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부동산 거래의 모든 단계에 걸쳐 모니터링 및 단속을 강화한다.

매물 단계에서는 허위매물, 집값담합을 모니터링하고, 등기 단계에서는 부동산 거래신고 후 미등기된 사례를 조사해 허위거래를 단속한다. 임대차 단계에서는 전세사기 등 위법행위를 조사한다. 또 기존에 추진 중인 외국인 부동산 투기와 이상 고?저가 아파트 직거래에 대한 기획조사와 함께, 소비자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기획부동산, 불법전매에 대한 조사 등도 추진한다.

남영우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부동산소비자보호기획단 출범을 계기로 부동산 거래 전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불법행위와 범죄로부터 소비자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업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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