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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프랑스 와인산업…이상기후·사치세·음주습관 변화로 소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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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정 파리 통신원

승인 : 2023. 01. 0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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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와인업계 종사자 60만 명 중 10만 명은 수 년 내 일자리 잃을 것이란 전망
프랑스 와인
파리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돼 있는 보르도산 와인.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4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소비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임유정 파리 통신원
'와인의 나라' 프랑스에서 와인 수요가 줄어 60만명이 종사하는 와인산업에 위기가 찾아왔다.

현지매체 BFMTV는 3일(현지시간)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약 20년간 와인 소비량이 2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와인 중 최고 품질이라고 매겨지는 보르도 지역 와인의 경우 4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소비량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프랑스에서 와인 소비량이 줄어든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가장 먼저 프랑스인들의 음주 습관이 변화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1960년대 프랑스 식탁 위엔 매 끼니마다 와인이 올라왔다. 그러나 더 이상 프랑스인들은 습관적으로 식사와 함께 와인을 마시지 않는다.

실제 수치상으로는 와인뿐 아니라 알코올 음료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와인원산지통제명칭위원회(CNIV)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60년의 경우 프랑스 국민 한 사람 당 연간 알코올 섭취량은 120리터였지만 2020년의 경우 그 양이 40리터로 최근 60년 동안 70% 감소했다.

이처럼 프랑스인들의 와인 소비량은 줄었지만 와인 구입에 지출한 가계 비용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칸타르월드패널 조사기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프랑스 각 가정에서 와인에 지출한 비용은 연간 24유로 증가했다. 이는 프랑스인들이 중저가 와인보다 비싼 와인을 구입해서라기보다는 이상기후로 인해 와인 자체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된 이상기후로 인해 프랑스는 가뭄·결빙·폭풍우·홍수·폭염을 앓고 있다. 이상기후는 와인의 주 재료가 되는 포도 재배에 큰 어려움을 주면서 늘어난 생산 비용이 가격에 반영됐다. 이 과정에서 와인 자체의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은 구입을 꺼리게 되었고 그로 인해 점점 더 소비가 줄어들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졌다.

프랑스 와인 섭취량이 줄어든 이유에는 국내에서 비롯된 요인도 있지만 국외적 요인도 있다. 중국 내 프랑스 와인 섭취량이 최근 5년간 절반으로 줄어든 게 대표적 사례다. 일간지 르몽드는 그 이유를 중국 당국이 프랑스산 와인을 사치품으로 지정해 병 당 12%의 관세를 부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에선 2019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도날드 트럼프가 프랑스산 와인에 25% 세금을 부과해 프랑스 와인산업에 큰 타격을 준 영향도 있다.

현재 프랑스 와인업계에 종사자들은 대략 60만명으로 집계됐다. 와인종사자국가위원회는 그중 10만명이 와인산업에 닥친 위기로 인해 앞으로 몇 년 안에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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