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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의 보험업 경력이 없는 임원급 인사는 한 두 번이 아니지만, 나름대로 말못할 속사정이 있긴 합니다. 이번 금융당국의 제재처럼 보험 전문성이 있는 인사를 단행해 리스크를 줄이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농협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단적인 예로, 장마철 태풍이 오면 보통의 보험사들은 차량 침수 피해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질까 걱정 하는데요. 농협생보와 농협손보는 태풍이 지나간 지역을 직접 찾아가 농민을 위로하고 피해 복구 작업을 돕습니다. 농협금융지주 산하 보험사인 농협생명·손보와 다른 보험사와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는 농협중앙회의 손자회사격입니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 지분을 갖고 있고, 농협금융지주가 생명과 손보 지분 100%를 보유하는 구조입니다. 농협금융지주는 중앙회의 금융사업이 분리돼 설립된 곳으로, 농민의 정책자금 지원과 농촌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장 큰 목적으로 하고 있는 곳이죠. 전국의 4800여개 협동조합을 판매채널로 두고 있는데다가 다른 금융사들과는 달리 '농민 지원'을 위해 더 힘을 쏟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보험사도 마찬가지인데요. 농협생명은 보험사 중 유일하게 '정책보험'을 위탁 운영 중인 곳입니다. 정책보험은 농업인안전보험으로, 농작업 관련 재해를 보상하는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농작물 작업 중 발생하는 경운기 운행사고나 논·밭 작업 중 낙상사고, 말라리아와 같은 특정감염병에 대한 질병과 재해를 보장한다는 얘깁니다. 특히 농민들의 경우 농작업 중 다치게 되면 병원비는 물론 생계를 우려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이를 보전해주면서 생활 안정을 지원해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농협손보도 농작물재해보험을 취급하는 유일한 보험사입니다. 태풍이나 가뭄 등 자연재해로 농작물 피해를 입은 농가에 손실을 보전해주는 상품으로, 작년말 기준 약 51만가구가 이 상품에 가입했습니다. 작년 태풍 등 피해로 농협손보가 농가에 지급한 보험금은 5600억원 수준에 달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태풍이 발생하면 다른 보험사들과 달리 농협손보 대표와 임직원들은 직접 피해 농가를 찾아가 복구 작업에 뛰어드는 것입니다.
인사에서도 농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규칙이 있습니다. 농협의 경우, 농협에 대한 이해와 지역 농축협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신입사원 입사시 지역에 우선적으로 발령하는 인사 원칙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지역 농협과의 이해관계가 인사는 물론 향후 회사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깁니다. 이에 내부에선 금융당국이 요구한 보험업 경력도 중요하지만 농협만의 남다른 특수성으로 인해 이번 제재를 두고 아쉽다는 토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