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과 야유가 쏟아지는 대회장
파워 랭킹 1위 셰플러, 첫 승 도전
김주형 4위ㆍ임성재 5위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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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PGA 투어의 두 번째와 세 번째 특급대회 사이에 끼어 주목을 덜 받는 편이지만 화제성만큼은 단연 톱인 피닉스 오픈이 6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7261야드)에서 펼쳐진다.
경기 전 공식 홈페이지 PGA투어닷컴이 선정한 대회 파워 랭킹 1위는 셰플러다. 2022·2023년 이 대회 우승자인 셰플러는 작년 크리스마스 때 다친 손바닥 부상을 털고 지난주 돌아와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공동 9위로 예열을 마쳤다. PGA투어닷컴은 "경쟁력을 재정비한 셰플러를 파워 랭킹 1위에 올려놓을 차례"라고 전했다.
지난주 AT&T 페블비치 프로암 우승자인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가 이 대회를 건너뛰어 셰플러의 시즌 첫 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셰플러는 작년 이 대회에서는 공동 3위를 차지할 만큼 줄곧 강한 면모를 보였다. 숨은 이유가 있다. 현지에서는 2014년 재설계된 코스가 장타자들에게 유리해졌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온탭스포츠넷은 "PGA 투어 일정에 포함된 모든 코스 중에서 이 대회의 드라이버 거리는 약 305야드로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당연히 장타자인 셰플러에게 이점이 있는 코스다.
한국 선수들도 우승 경쟁에 가세한다. 김주형과 임성재(26)가 나란히 파워 랭킹 4·5위에 자리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PGA투어닷컴은 김주형에 대해 "지난해 이 대회에 두 번째 출전해 첫날 3오버파의 난조를 딛고 공동 17위에 올랐다"며 "현지 코스와 분위기에 적응을 마친 상태다. 지난주 페블비치에서 공동 7위로 좋았다"고 전했다.
특히 김주형은 이번 무대가 절친한 사이인 셰플러에게 설욕할 기회일 수 있다. 지난해 6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셰플러에게 당한 연장전 준우승, 또 12월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도 셰플러와 우승 경쟁 끝에 준우승했다. 마침 김주형은 이번 대회 1·2라운드를 셰플러, 맥스 호마(미국)와 동반 플레이한다.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
파워 랭킹 5위 임성재는 올 시즌 투어에서 2회 이상 톱5에 든 유일한 골퍼로 피닉스 오픈에서도 톱10 2회와 공동 17위 등을 꾸준한 성적을 남긴 것이 강점으로 언급됐다. 2021년 이 대회 준우승자인 베테랑 이경훈(33)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피닉스 오픈이 인기를 모으는 것은 대회장에서 음주는 물론 함성과 야유가 모두 허용되는 PGA 유일의 대회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조용하게 관전하는 골프 갤러리들의 상식을 깬다. 그래서 골프 해방구라는 별칭이 붙었다. 메이저대회 이상으로 유독 많은 관중이 찾는 대회인 피닉스 오픈은 화제성 1위 이벤트다. 록 콘서트 못지않은 열기에 힘입어 2018년 대회에는 PGA 투어 사상 최다인 71만9000여명의 관중이 몰리기도 했다.
TPC 스코츠데일의 16번 홀(파3)의 경우 로마 시대 검투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관람석 때문에 '더 콜로세움'으로 불린다. 이 홀에서는 그린에 볼을 올리지 못한 선수들이 엄청난 야유를 받는 걸로 악명 높다. 다만 지난해 대회 중 16번 홀 관람대에서 관객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주최 측은 올해 관중 출입문을 확대하고 대회장 주위 보도를 확장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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