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국민 신뢰도 저하에는 산적한 탄핵심판들 중 무엇을 먼저 처리할까 '우선순위' 선정에도 일률적인 잣대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을 역임한 장성철 정책평론가는 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보다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심판, 법무부장관,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등 탄핵심판이 먼저 진행돼야 한다"며 "그럼에도 대통령 탄핵심판을 가장 우선적 신속 진행하려 하면서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이것이 헌재 신뢰 추락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마은혁 재판관 후보 임명보류와 관련된 권한쟁의 사건도 우선순위 문제와 결부될 수 있다고 장 평론가는 덧붙였다. 장 평론가는 "탄핵심판 일정에 대한 통일되고 일관된 기준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헌재가 먼저 들어온 탄핵 심판 사건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의적인 판단으로 심리 우선순위를 매기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한덕수 VS 마은혁' 우선순위가 문제로 꼽힌다. 한 대행 탄핵으로 파생된 마 후보자 권한쟁의 사건 결론을 우선 처리하려 한 판단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헌재가 마 후보자 임명을 서두르는 것은 현재 '8인 재판부'인 헌재를 '9인 재판부' 완전체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연 완전체 필요성은 존재하나 '그렇게 급한 문제인가'라는 것이 여론 일각의 호소다. 지난 2017년 헌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에도 8인 체제로 진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9인 체제를 고집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마 후보 임명이 그렇게 중요하고 급한 일인가. 헌재가 서두르는 이유는 윤 대통령 탄핵인용을 위해서"라며 "헌재가 탄핵 인용을 목표로 정하고 심리한다면 그런 헌재는 해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평론가는 "상식적인 기준을 적용하면 한 대행 탄핵심판이나 마 후보자와 관련된 권한쟁의 등은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발생한 심판인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반면 감사원장·법무장관·중앙지검장 등은 탄핵 이전에 이뤄졌다. 그것들은 최소한 대통령 탄핵 심판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 평론가는 이 재판들이 윤 대통령 재판보다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것은 단순한 '순서 문제'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장 평론가는 "(대통령 탄핵 이전의 재판들) 결과가 대통령 탄핵 심판 판단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 때문에 위 순서로 진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의미로 '한 대행'과 '마 후보' 재판을 비교했을 때는 한 대행 심판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 평론가는 "정계선·조한창 재판관 임명 효력에 대해 영향을 미친다"며 "나아가서는 마 후보 임명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마 후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 대행 심리다. 한 대행 탄핵변론 시작도 안 했는데 왜 갑자기 마 후보가 튀어나오나"며 "한 대행 심리는 단일 쟁점이다. 의결 정족수를 150인으로 할 것인지 200인으로 할 것인지다. 헌법정신과 탄핵해결서에 따르면 200인이 설득력을 갖는다. 국회의장이 단독으로 150인으로 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