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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가전 1위’ 자존심 싸움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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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4. 0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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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원지간(犬猿之間)'. 개와 원숭이처럼 서로 좋지 않은 앙숙 관계를 가리킬 때 흔히 쓰이는 말입니다. 가전업계에선 꽤 오래전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이를 견원지간에 비유하곤 합니다. '가전 리더' 타이틀을 놓고 양사의 자존심 싸움이 하루 이틀이 아니기 때문이죠. TV, 에어컨, 세탁기, 건조기까지 가전 전 분야에 걸친 수십 년 대결사(史)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양사는 최근 OLED TV 주도권을 놓고 기싸움을 벌였습니다. 지난 7일 삼성전자 TV 신제품 공개 행사가 시작이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자사 OLED TV 중 77인치 이상 제품의 국내 점유율이 60%에 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상 초대형 OLED TV 시장에선 '우리가 1등'이라고 한 겁니다. TV 사업 수장인 용석우 사장의 입을 통해 나오면서 무게감을 더했습니다.

그러자 그동안 OLED TV 1위를 강조해온 LG전자가 맞받아쳤습니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제시한 데이터의 신뢰성을 문제삼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을 집계할 때 주로 Gfk 자료를 인용하는데, LG전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자체 유통망과 구독 사업을 통한 판매량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죠. LG전자는 옴디아의 자료를 근거로, 올해 1~3월 77인치 이상 O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이 자사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이 정도의 '티격태격'은 '싸움'도 아닙니다. 시간을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보면 두 회사가 원색적인 막말부터 법적공방까지 벌였던 일은 무수히 많습니다. 지난 2011년에는 3D TV 기술을 두고 삼성전자 임원이 LG디스플레이 기술자를 겨냥해 욕설 섞인 발언을 하며 논란이 벌어졌었죠. 불과 1년 뒤인 2012년에는 양사가 냉장고 용량 비교 동영상과 관련해 수백억원 규모의 법적공방을 벌였습니다. 2014년에는 LG전자 임원이 글로벌 전시회에서 삼성전자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급기야 맞고소 사태로까지 번진 적도 있습니다.

두 회사가 글로벌 가전기업으로 성장한 데에는 견원지간을 방불케 하는 경쟁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다만 간혹 정도를 넘어서는 비방과 감정대립은 볼썽사납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대내외 불확실성의 파고가 갈수록 높아지는 요즘입니다. 한국을 넘어 글로벌 가전을 주도하는 '우리 대표기업'들이 소모적 경쟁에서 벗어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보다 집중해야 할 시점입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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