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당시 영상부터 성범죄, 몰카까지
기존 AVMOV보다 보안 고도화
도메인·CDN 차단 막고 수사망도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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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불법촬영물 등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대대적인 조치에 나서고 있음에도 관련 범죄가 위축되기는커녕 오히려 고도화된 형태로 성행하고 있다. 정부 차단 조치를 피하면서 이용자들의 IP를 일정 시간 단위로 변환하는 식으로 경찰 수사망 또한 무력화한 정황이 확인됐다. 심지어 일부 사이트에서는 'n번방' 사건 당시 영상을 비롯해 지인 몰카, 성범죄를 연상시키는 영상들까지 활발하게 거래 중이다. 범죄 수법이 정부 대책에 한참 앞서면서 피해자 고통만 계속되는 실정이다.
3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올해 4월 불법촬영물 2400여건이 거래되고 있는 A사이트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운영자 등을 추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올해 3월부터 5개월째 정상 운영 중일 뿐 아니라, 보안 대책을 계속 강화하면서 규모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 관할서를 배정하고 해외 수사기관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A사이트는 가상화폐인 테더(USDT)를 거래대금으로 활용한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구매자는 우회 경로를 통해 가상화폐 지갑을 충전해 비용을 지불하고 판매자는 불법촬영물을 제작, 판매하는 구조다. 운영자는 이 과정에서 거래 수수료와 가상화폐 대리충전, 각종 도박성 이벤트를 통해 수익을 낸다. 개인 영상을 올리거나 리뷰 댓글 등을 달면 일정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까지 최근 경찰이 수사를 통해 일부 운영자를 검거한 'AVMOV'와 유사한 형태다.
이 사이트에는 2019년 발생한 대규모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인 n번방 당시 영상도 취합해 10만원대 금액으로 유통 중이다. 정확한 이용자 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해당 영상 조회수만 2만1000회가 넘는다. n번방 사건 주도자를 전부 검거했지만 피해는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08년생·09년생' 등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영상과 강간·약물 등 성범죄와 연관된 영상도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이전 AVMOV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됐던 지인·가족·연인을 대상으로 한 패륜 영상 역시 다수 확인됐다. 지난달 기준으로 판매자 1인당 월 수익은 최대 4000만원에 이른다.
사이트 운영자들은 최근까지 보안체계를 조직적으로 업데이트해 경찰 수사망을 피해가고 있다. 이용자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IP는 주기적으로 삭제하고, 결제시에도 1회용 고유 주소를 생성하도록 하는 식이다. 또한 이용자들에게 가상 사설망(VPN)과 외부 추적이 불가한 특정 브라우저 활용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실제로 이 사이트는 VPN 활성화 없이는 게시물 열람 자체가 불가하도록 설계됐다. 물리적 서버 위치도 여러 국가에 분배해뒀다. 해당 운영진은 "경찰이 일부 서버를 물리적으로 확보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사이트 소스코드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한 보안 전문가는 "보안 기술이 뛰어나기보단 우회할 구석을 다수 마련해둬서 추적을 계속 피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과장이 있기는 하지만, 털기 어려운 구조"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우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이트 차단에 나섰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는 지난 5월 18일 이 사이트에 대한 차단 조치를 결정하고 망 사업자인 국내 통신사에 이를 통보했다. 여기에 더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사업자인 클라우드플레어에도 불법 정보 차단을 요청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5월부터 통신사뿐 아니라 CDN 사업자도 불법 정보 차단을 의무화한 조치에 따른 것이다. CDN은 지리적 제약 없이 빠르게 해외 콘텐츠를 전송하는 서비스다. 기존 도메인(주소) 차단은 주소만 바꾸면 다시 접속 가능했지만, CDN을 통한 차단은 해당 서버 자체에 대한 국내 접근을 차단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사이트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A사이트는 이러한 조치도 전부 무력화했다. 실제로 클라우드플레어는 지난 5월 26일 정부 요청을 받아들여 이 사이트 접근을 차단했다. 그러나 해당 사이트가 다시 생긴 것은 불과 이틀 후인 같은 달 28일이었다. 운영자가 게시한 공지에 따르면, 이들은 클라우드플레어에 등록된 IP를 3~4시간 간격으로 계속 바꾸고 있다. 또한 서버를 여러 곳에 분산해둬서 클라우드플레어가 특정 서버에 있는 IP를 차단시키면 다른 서버에 미리 만들어둔 IP를 다시 등록해 기존 유저와 게시물 등 데이터를 유지하면서 바로 재운영이 가능한 구조다. 여기에 서버 접근 자체를 다중으로 하고 저장된 데이터 암호화키 역시 외부로 돌려놨다고 주장했다.
기존 수사와 차단이 모두 불가능해지면서 지난 5월 성평등가족부와 경찰청, 방미통위가 출범시킨 범부처 디지털성폭력 통합지원단에서 이를 뛰어넘는 보완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운영자뿐 아니라 주요 판매자, 신규 유입자까지 폭넓게 추적할 방침"이라면서도 "위장수사부터 해외공조까지 넓게 수사하고 있지만, 디지털 공간 특성상 피의자를 빠른 시일 내 검거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