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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리:플레이] “30만원에 토익 990점”…SNS 속 위조 업체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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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인턴 기자

승인 : 2025. 04. 21. 17:00

하루만에 토익 만점 성적표 제작…실물 수령도 쉬워
"불법 업체와 의뢰자, 서로 범죄 엮여 사건화 어려워"
Cap 2025-04-21 13-58-50-801
/카카오톡, X(옛 트위터) 갈무리
"고 퀄리티 원본 동일 제작 가능합니다"

#2년 차 승무원 준비생인 A씨는 최근 X(옛 트위터)에 올라온 '증명서 위조' 게시글을 보고 화를 감출 수 없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토익 성적을 맞추기 위해 세 번째 토익 시험을 앞두고 있었는데, 누군가는 노력 없이 위조 성적표를 이용해 손쉽게 취업했을 거란 생각이 드니 억울했기 때문이다.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위조 증명서 제작 업체가 활개치고 있다. 21일 아시아투데이가 X에 접속해 '증명서 위조' 태그를 단 게시글을 검색해보니 10분 전까지도 버젓이 업로드된 홍보 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24시간 상담' '선제작 후 결제'라는 문구로 고객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었다.

기자가 실제 복수 업체에 연락을 취하자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답이 돌아왔다. 업체 측은 토익 위조 성적표에 대해 문의하자 가격과 제작과정, 실물 수령 방법 등에 대해 안내했다.

'원하는 점수로 만들 수 있냐'는 질문에 A 업체는 "그렇죠"라며 50만원에 당일 제작이 가능함을 알렸다. 의뢰를 주저하자 "원하는 가격이 있느냐"며 "맞춰줄 테니 주변 지인들에게 많이 소개해달라"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B 업체 역시 "조회해도 성적이 나오게 해 준다"며 안심시켰다. 다만 더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며 2~7일이 소요됨을 알렸다.

총 4개의 업체에 접촉한 결과 당일 제작용은 30~50만원, 전산작업 조회용은 150~300만에 제작 가능했다. 필요한 정보는 사진과 이름, 발급 희망 날짜뿐이었다.

일각에선 불법 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위조 증명서를 제작해 판매하는 업체와 의뢰자들이 범죄 행위에 서로 가담돼 있어 사건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남오 법무법인 홍림 대표 변호사는 "불법 업체나 의뢰자 중 한쪽이 고발해야 사건화가 가능한데, 서로가 범죄에 엮인 것이기에 쉽지 않다"면서 "경찰도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하고 확실한 단서를 찾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조죄의 경우 사주한 사람이 더 높은 처벌을 받을 수 있어 SNS 상에서 계정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업체를 운영하는 경우 처벌이 더 강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적발 시 불법성을 더 크게 판단해 보다 높은 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KakaoTalk_20250421_153728145
김남오 법무법인 홍림 대표 변호사
차세영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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