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항전에 러 등 우군 필요
9일부터 관세 협상에도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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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함께 미국에 대항할 최중량급 우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연히 시 주석을 비롯한 당정 최고 지도부는 이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최근 지난 10여 년 동안에 걸친 공격적이고도 거칠었던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전략을 '미소 외교', 즉 '매력 공세'로 전환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 현실을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단적으로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미국의 혈맹이라고 해도 좋을 유럽의회(EU)와 7월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이어질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원래 혈맹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좋은 관계를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킬 전기로 이용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양국이 잠재적 적국인 미국에 공동 대응한다는 대원칙에 합의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해야 한다.
시 주석이 방러에 앞서 러시아 관영매체인 '로시스카야 가제타'에 '역사를 거울로 삼아 함께 미래를 열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한 사실은 이런 단정이 괜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잘 말해주지 않을까 싶다. '패도', '대결', '동맹 만들기' 등의 표현을 사용하면서 미국을 겨냥한 것을 보면 분명 그렇다고 해야 한다.
9일부터 12일까지 허리펑(何立峰) 부총리가 제3국인 스위스 제네바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양국의 무역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관세 문제가 최대 현안이 될 수밖에 없는 이번 대좌에서 중국은 자존심 때문에라도 고개를 숙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협상 올인을 통해 뭔가 결과를 얻어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수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 사이에 중국이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물밑 협상을 통해 일정한 양보를 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도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중국으로서는 이번 주가 분명 운명의 한 주가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