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8일 예정대로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잠재적 적국인 미국에 공동 대응한다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회담 직후 채택한 공동성명과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자세는 잘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clip20250508141723
0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8일 열린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잠재적 적국인 미국에 공동 대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신화(新華)통신.
양국 관계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8일 전언에 따르면 이런 단정이 틀리지 않다는 사실은 전날 나흘 동안의 러시아 방문을 위해 모스크바에 도착한 시 주석이 발표한 서면 연설의 내용을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패권주의와 강대국 정치에 단호히 반대할 것이다. 진정한 다자주의 실천을 통해 더욱 정의롭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진짜 자국과 관세 및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을 분명히 겨냥했다.
방러에 나서기 직전 러시아 관영매체 '로시스카야 가제타'에 보낸 기고문에서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려면 대결이 아니라 대화를 견지해야 한다. 제로섬이 아니라 윈윈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창한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보인다.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면서 각자 합리적 우려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국제 규칙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절대 사족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시 주석은 7개월 만에 다시 이뤄진 이번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건설을 비롯한 에너지 분야의 협력 등을 의제에 올려 논의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하게 혈맹으로서의 끈끈한 관계만 과시한 것이 아니라 양국 모두의 국익에 도움이 될 실질적 현안들 역시 다뤘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중러의 현재 관계를 설명하는 결정적인 장면도 9일 열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기념 열병식 현장에서 연출될 것이 확실하다. 두 정상이 브로맨스 이상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양국의 혈맹을 재확인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무리 강심장이더라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 것이다.
시 주석은 조찬과 티타임을 통한 푸틴 대통령과의 비공식 대화에서도 정상회담을 통해 공유한 입장을 재삼 확인할 것이 확실하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도 든든한 우군의 존재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는 만큼 기꺼울 수밖에 없다.
clip20250508141912
0
7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환영을 나온 러시아 측 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있다./신화통신.
물론 그럼에도 양 정상의 조우가 일정한 한계를 가질 가능성은 있다. 중국이 글로벌 대미 공동 전선 구축에 필요한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러시아의 입장을 마냥 지지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나마 이 부분은 미국 입장에서는 안심이 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러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이전보다 한 단계 더 높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반미 연대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