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취업률은 좋게 봐도 50% 전후
자연스럽게 블루칼라로 신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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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각급 학교 재학생들을 제외한 중국의 16∼24세 청년들의 최근 실업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 당국이 아무리 기를 쓰고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도 실업률이 15% 이하로 내려올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를 위협하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보인다.
그러나 6월 대학 졸업 시즌을 맞이할 경우 얘기는 확 달라질 수 있다. 올해 예상되는1222만명 졸업생들의 순수 취업률이 50% 전후로 예상되는 만큼 실업률이 20%를 위협할 가능성은 진짜 충분히 있다. 심지어 당장 일자리를 찾지 못할 600여만명의 취업 준비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경우 20%대의 실업률이 고착 상태에 빠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은 최소한 평균 100장의 취업용 이력서는 준비해야 한다는 예비 졸업생들의 자조의 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하기야 1만장의 이력서를 냈는데도 취업을 못했다는 전설적인 눈물의 취업 실패기까지 있는 현실을 보면 100장은 그야말로 약과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대학 졸업 예정자들이 극한 상황에 내몰리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우선 당국의 자신감과는 달리 경제가 침체 국면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꼽아야 한다. 정말 그런지는 기업 파산이 전국 곳곳에서 일상이 된 상황이 잘 말해준다. 지난해에만 무려 300만 개 전후의 요식업체들이 문을 닫았다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上海),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등 이른바 1선 도시의 인기 상업지구 공실률이 거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인 사실 역시 거론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보다 더 높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베이징의 부동산 업자인 양원펑(楊文鳳) 씨가 "코로나19 때도 지금 같지는 않았다.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 당해보는 불황이라고 본다"면서 혀를 차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졸업생이 너무 많이 배출되는 현실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수요보다 공급이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얘기가 될 것 같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향후 10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대졸생들의 통곡이 수년 내에 끝날 아픔이 아니라는 말이 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향 취업 경향도 대유행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택배와 음식 배달, 택시 기사 등에 도전하면서 스스로 신분을 블루칼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졸업=실업'이라는 등식이 거의 고착화되면서 중국의 미래를 책임질 엘리트들이 집단 우울증에 걸리고 있다는 자조의 말이 대학가에 나도는 것은 이로 보면 너무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