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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리스크 발판 삼아”…현대건설, 사업 구조 개선·사고 예방 ‘절치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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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5. 22. 14:26

1분기 영업익 2137억…지난해 '역성장 충격' 딛고 흑자전환
원가율 개선·원전 수주 방식 ‘개선’ 통해 실적 성상제 “고삐”
‘대형 리스크’ 현장 사고 예방에도 총력…‘안전 전담팀’ 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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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본사 전경./현대건설
지난해 23년 만에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건설 명가' 체면을 구긴 현대건설이 올해 명예 회복을 위한 고삐를 적극적으로 당기고 있다. 특히 작년 저조한 실적에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 등의 사업 구조, 저수익 현장 문제들을 개선해 나가며 실적 회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시에 이한우 대표 등 임원들을 중심으로 현장 사고 예방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수행하고 있는 건설 현장에서 대형 사고가 반복될 경우 수익성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리스크까지 적극 관리하겠다는 방침으로 분석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현대건설은 매출 7조4556억원·영업이익 2137억원·당기순이익 16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8% 감소한 수치이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4.8% 줄었다.

지난해 초와 비교해 실적 확대를 이룬 것은 아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해외 현장 원가 조정으로 발생한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과 자체적인 손실 규모를 반영한 후 처음으로 나온 실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적표를 안았다는 업계 의견이 적지 않다.

현대건설이 부활의 신호탄을 비교적 빠르게 쏘아 올린 배경은 실적 리스크로 평가받는 요인들을 개선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우선 100%가 넘어가며 공사를 해도 수익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었던 원가율 개선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매출 대비 원자잿값·인건비 등을 의미하는 원가율이 지난해 말에는 100.6%를 나타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이를 93.1%로 낮췄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 이전에 프로젝트를 수주해 치솟는 공사비를 실제 비용에 반영하기 여의치 않았던 국내 저수익 주택 현장도 빠르게 마무리하는 중이다. 2022년까지 착공한 저수익 주택 현장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말 73%에서 올해 1분기 67%로 줄었다.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을 보장할 수 없는 이 사업장들의 준공 비중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점에서 현대건설에 실적 회복을 점치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는 2022년 이전 착공한 현대건설의 저수익 주택 매출 비중이 올해 1분기 67%에서 연말 53%로, 내년 말에는 14%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구조 개선을 통한 흔들림 없는 수익 체계를 갖추는 데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그간 원전 사업 등 플랜트 사업을 도급 위주로 진행해 온 구조를 개편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이한우 대표가 직접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원전 사업 등 에너지 사업을 회사 '미래 먹거리'로 정한 데 따름이다. 과거 시공 위주로 원전 사업을 진행했다면 설계·시공·조달을 모두 현대건설이 담당하는 'EPC' 역량 키우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총 4기의 한국형 차세대 원전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 정부 중심의 수주 방식을 넘어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건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력을 갖춘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장기 파트너십 규모를 키우며 원전 수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큰 폭의 손실을 불러올 수 있는 건설 현장 사고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은 사업장 현장 안전을 챙기는 '365 안전패트롤팀'을 공식 출범했다. 현장 안전관리 전문위원을 중심으로 사고 예방을 막기 위한 팀을 전담으로 꾸렸다. 안전패트롤팀은 현대건설이 진행 중인 전국 모든 건설 현장에서 사전 통보 없이 불시에 안전 점검에 나선다.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없애고 작업 현장에서 사고를 막는 걸 목적으로 한다. 현장 점검 시 불안전한 행동이 확인되면 즉시 작업자를 배제하는 즉시 퇴출제도도 적용하기로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초격차 기술 기반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보하는 동시에 원전 프로젝트와 데이터센터·수소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며 "대내외 위기를 수익성 높은 에너지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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