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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兆 시대 앞둔 ETF 시장…김도형 삼성운용 본부장 “질적 성장도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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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5. 05. 22. 18:00

최근 2년 새 ETF 시장 운용 규모 약 100조원 늘어
美 주식 선호현상 가속화…해외 주식형 비중 커져
"양질 콘텐츠로 장기적 자산 증식 전략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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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200조원 돌파를 앞두면서, 그간 자산운용업계의 양적 성장이 다시 한 번 조명을 받고 있다. ETF 시장은 최근 2년 동안 100조원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냈다. 편의성·다양성·저비용 등 상품 고유의 특징들에 대한 매력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수요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운용사들이 급증한 해외투자 수요에 맞춰 해외 주식형 상품 등을 재빠르게 시장에 출시한 점도 한 몫 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선호현상을 시기적절하게 잘 대응한 건데, 이로 인해 작년 말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형 상품 비중은 국내 주식형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운용사들이 성장을 지속하려면 질적 성장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영업력을 강화해야 하는 건 맞지만,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정확한 양질의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운용사들도 교육 콘텐츠 등을 꾸준히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내 ETF 시장 전체 운용 규모는 19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코로나 이후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시장 규모는 2023년 100조원을 넘어섰고, 현재는 200조원을 넘보고 있다. 2년 새 약 100조원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성장 덕분에 국내 ETF 시장 규모는 코스피 시가총액(2094조원) 대비 9.14%까지 확대됐다. 2020년 말까지만 해도 2.6%에 불과했던 비중이 4배 가까이 늘어난 건데, 현재도 이 같은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 또 ETF 일평균 거래대금(4조1000억원) 역시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달 기준 코스피 대비 5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ETF가 국내 자본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건 우선적으로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 특징 때문이다. 높은 환금성(현금화할 수 있는 성질)과 투명성부터 시작해 편의성(실시간 거래), 저비용, 유동성 등이 대표적이다. 안정적으로 여러 기업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시장에 다양한 상품이 상장돼 있는 점도 투자자들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국내 ETF 시장에 상장돼 있는 상품 개수는 지난달 기준 973개다. 운용업계에선 올해 10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ETF 시장 참여로 2021년부터 매년 100개 이상 신규 ETF가 상장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 주식형·금리연계형·월배당(커버드콜) 중심으로 상품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에서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주식형 상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주식 선호현상이 가속화된 영향이다. 해외 주식형 상품 보유 비중이 작년 10월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규모를 추월했다. 해외 주식형 상품들이 최근 ETF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운용업계에선 현 성장 속도를 고려했을 때, 3년 안에 ETF 시장 규모가 300조까지도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년 약 40조원씩 운용자산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성장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등 질적 성장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경쟁력 제고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 본부장은 "시장이 커지면서 영업을 강화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운용사들은 동시에 양질의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해 투자자들에게 자산을 장기적으로 증식시킬 수 있는 전략 등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한다"며 "운용사들 스스로 질적 성장을 잘 이루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운용사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고, 이를 잘하는 기업이 신뢰를 얻고 투자자들로부터 선택도 받을 수 있다"며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신뢰를 잃으면 투자자들의 우려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 신뢰 측면에서 운용사들이 상품을 출시할 때,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인지를 파악하는 점도 중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적시에 상품을 공급해야 하는 역할이 있지만, 상품 상장을 남발하는 것에 대해선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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