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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맛 익숙지 않아”… 해외서 날개 못 펴는 교촌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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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5. 05. 26. 17:53

美·中법인, 올 1Q 나란히 영업손실
"인건비에 치이고 현지화 전략 실패"
교촌치킨이 해외실적에 발목이 잡혔다. 2007년 미국에 첫 해외매장을 낸 후 18년이 지났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K-푸드' 열풍이 교촌치킨만 비껴가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사업장 중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법인은 적자다. 교촌에프앤비 역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시장에서는 현지화 전략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엔비의 미국 법인(Kyochon USA Inc.)은 올 1분기 영업손실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억4900만원 더 커진 9억6300만원을 기록했다. 중국법인도 마찬가지다. 중국 법인(Kyochon F&B(China)은 올 1분기 3억6000만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도 줄고 있다. 미국법인의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8.2% 줄어든 6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 1분기에도 전년 대비 18%나 감소한 10억3300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4개의 매장에서 올해 5개의 매장으로 증가했음에도 매출과 수익성이 감소해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은 직영점과 마스터프랜차이즈(MF)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매출이 줄고 있다.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은 중간가맹사업자가 가맹희망자에게 가맹점 운영권을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소유권자는 로열티와 식재료 공급 등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럼에도 올 1분기 중국 법인의 매출은 18억22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9%가 줄었다. 이 기간 중국 내 교촌치킨 매장수는 14개에서 18개로 늘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내 일부 매장을 리뉴얼하면서 긴 시간 영업을 하지 못한 곳이 많았다"며 "리뉴얼로 인한 투자비용 확대로 영업이익에 악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법인에 대해서도 "중국은 내수 부진과 무역 전쟁 등으로 불경기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고, 공격적인 매장 출점으로 투자 확대가 영업손실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교촌치킨의 해외사업 부진의 원인으로 '현지화 실패'를 꼽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은 KFC로 대변되는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에 익숙하다. 크기가 크고 바삭바삭한 식감의 껍질과 간이 잘 밴 부드러운 속살이 특징이다. 실제 국내에 들어와 있는 KFC도 12~13호닭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교촌치킨은 이보다 200~300g 작은 10호닭이다. '간장·마늘 등 한국적 재료'를 활용한 소스를 현지에 그대로 적용한 점도, 양과 맛에 익숙지 않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선뜻 다가갈 수 없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시장의 높은 인건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교촌치킨은 경쟁사보다 치킨 제품에 조각이 많고 양념을 붓으로 겹겹이 바르는 수작업을 고수해 인력이 경쟁사 대비 1.5~2배 많이 필요하다.

다만 이와 관련해 교촌치킨 관계자는 "치킨에 소스를 바르는 공정이 하나 더 추가된다고 해서 인건비가 더 들거나 하는 건 아니다"며 "향후에는 미국에도 조리 로봇을 도입할 계획으로, 이에 따른 인건비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경우 한국과 식문화가 비슷해 소스 등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역시 크기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의 리뷰 전문 사이트 '따중디엔핑'에서 교촌치킨을 검색만 해봐도 '교촌 치킨의 양이 작다'는 불만 섞인 반응을 속속 볼 수 있다.

해외사업이 순탄치 않으면서 교촌치킨의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교촌치킨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0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4%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15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2%가 감소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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