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통계 마사지 의심하기 시작
당국 7개 성시에서 통계 조작 사실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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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밖에 없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후부터 중국 경제는 상당히 어려웠다. 하지만 이처럼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도 중국 경제 당국이 설정한 목표는 이상하게도 늘 달성됐다. 지난해의 경우 역시 목표인 5% 안팎의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과 치열한 관세 및 무역전쟁을 치르는 올해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보인다. 외신들은 부정적인 시각을 지속적으로 보내나 중국 경제 당국은 지난해와 똑 같은 목표치인 5% 안팎의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내수 부진으로 인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이 고착화되는데도 완전 오불관언의 자세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외신들은 펄쩍 뛰고 있다. 중국이 진정한 G2 경제 대국의 위상을 유지하려면 통계 마사지에 대한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충고까지 하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도 바보들만 모인 곳이 아닌 이상 이런 분위기를 모를 까닭이 없다. 결국 지난해 11월 말부터 국가통계국이 산시(山西), 랴오닝(遼寧), 장쑤(江蘇), 저장(浙江), 하이난(海南)성과 닝샤(寧夏)회족자치구, 충칭(重慶)시 등 7개 성시의 통계에 대한 대대적 조사를 실시했다.
또 과학기술부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등 국무원 3개 부처에도 감사팀을 파견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총 10개 감사팀의 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우선 7개 성시의 경우 의도적이든 실수이든 통계 조작이 분명히 있었다. 국무원 3개 부처 역시 진실을 인지하고도 눈을 감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신들이 주장한 중국의 통계 마사지가 실제로 존재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통계를 조작할 경우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무엇보다 국가의 경제 운용이 엉망진창이 된다. 대외적인 경제 신뢰도 역시 급락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발전 동력을 상실하는 국면에 직면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중국이 통계 마사지를 일소하는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이제 분명해진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