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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채무자로 전락한 中 부동산 재벌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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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5. 28. 16:11

한때 中 경제 쥐락펴락
지금은 경악 부채의 주인공
헝다 창업주는 사망설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던 부동산 재벌들의 상당수가 지금은 속속 거지와 진배 없는 악성 채무자로 전락,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마디로 이들 입장에서는 "아, 옛날이여!"라는 말을 곱씹어야 할 처지가 아닌가 보인다. 게다가 당분간 상황이 크게 좋아질 가능성도 상당히 낮다. 이들이 앞으로도 고생을 더 해야 한다는 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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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부채를 짊어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처참한 현실을 말해주는 만평. 한때의 부동산 재벌이 거지 채무자로 전락하는 것은 이제 하나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징지르바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한때 중국 부동산 산업의 위상은 대단했다고 단언해도 좋다. GDP(국내총생산)의 4분의 1을 책임지고 있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창업주나 대주주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중국을 대표하는 대부호로 떠올랐던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전벽해라는 표현이 과언이 아닐 만큼 상황이 변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금세기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끼기 시작한 엄청난 거품의 붕괴로 약속이나 한듯 파산으로 내몰린 탓이다. 자연스럽게 이 업체들의 창업주나 대주주들도 엄청난 부채를 짊어진 빚쟁이로 전락하지 않으면 안 됐다.

대표적으로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쉬자인(許家印·67) 창업주를 꼽아야 할 것 같다. 헝다가 짊어진 부채가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2조5000억 위안(元·480조 원)에 가까운 현실만 살펴봐도 진짜 그렇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정도 되면 그가 갚아야 할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기도 힘들다고 해야 한다.

당연히 당국이 이런 그를 가만히 놓아둘 까닭이 없다. 신병을 확보,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강력 처벌을 받는 것은 거의 불가피하다고 해야 한다. 사형 선고를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사망설이 도는 것도 이로 보면 괜한 것이 아닌 듯하다.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양궈창(楊國强·71) 창업주와 양후이위안(楊惠園·44) 회장 부녀의 처지도 비슷하다. 회사의 부채가 1조5000억 위안으로 정상적인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최근 홍콩 법원에서 이 회사의 청산 재판이 계속 열리는 것은 절대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거지 채무자로 전락한 중국의 부동산 재벌들은 엄청나게 많다. 50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짊어진 총 부채가 14조 위안에 이르는 것은 무엇보다 이 현실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격세지감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 아닌가 싶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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