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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사태 36주년 전야, 中 분위기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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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6. 02. 13:35

체제 비판 현수막들 등장
사회 분위기 나빠 당국도 초긴장
당시 사태 주역 생존, 현재진행형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오는 4일 톈안먼(天安門) 유혈 사태 36주년을 앞둔 중국의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뒤숭숭해지고 있다. 당국은 집회나 시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으나 상황은 무슨 일이 터져도 크게 이상하지 않은 쪽으로 흘러간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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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푸젠성 취안저우의 화차오대학 인근 육교에 내걸린 '자유'와 '민주' 현수막. 톈안먼 사태 36주년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듯하다./대만 쯔유스바오(自由時報).
진짜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은 최근 36주년을 앞두고 중국 전역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높아가는 현실이 잘 말해주지 않나 싶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일 전언에 따르면 우선 지난달 말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시 소재 화차오(華橋)대학 인근 육교에 '자유'와 '민주'라고 쓰인 현수막이 내걸린 사건을 꼽을 수 있다. 당과 정부에 정면 도전하는 단체나 개인이 작심한 채 저지른 반체제 사건이 분명하다고 단언해야 할 것 같다.

현재 이 현수막 사진은 당과 정부를 비판하는 글과 함께 해외에 체류 중인 중국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전송까지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연히 공안 당국은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화차오대 학생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워낙 일이 은밀하게 이뤄진 탓에 수사에 진전이 거의 없다고 한다.

지난 4월 말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 소재한 화난(華南)이공대학의 린잉(林影·63), 한솽옌(韓雙艶·49) 두 여교수가 '작을 불씨가 들판을 태울 수 있다'라는 제목의 공개 성명을 통해 독재에 맞설 것을 주장한 사실도 거론해야 한다. 이름은 말할 것도 없고 얼굴까지 공개했다면 아예 작심을 했다고 봐야 한다.

이보다 보름여 전인 4월 15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한 고속도로에 "체제 개혁 없이 민족의 부흥은 없다"는 내용의 글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정치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메이스린(梅世林·27) 사건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15일이 톈안먼 사태를 불러운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기일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그의 의중은 더욱 분명하게 읽을 수 있지 않나 싶다.

물론 아직까지 대대적인 시위나 소요 사태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직 36주년 전야에도 이르지 않은 만큼 중국 당국이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해야 한다. 4일 이후에 사건이 터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더구나 톈안먼 사태의 주역들은 대부분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 생존해 있다. 사태가 결코 지나간 역사는 절대 아닌 것이다.

여기에 경제를 비롯한 사회 전반적인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다. 당장 청년 실업률이 16% 전후에 이른다는 사실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언제 젊은이들의 불만이 터질지 알 수 없다. 중국 공안 당국이 바짝 긴장한 채 언제 터질지 모를 시위나 소요의 발생에 대비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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