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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가 통일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 등 전단을 세 차례 살포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전단 살포를 중지할 것을 '강력 요청'한다고 했다.
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전날인 지난 2일 밤 경기도 파주에서 북측으로 전단을 비공개 살포했다. 이 단체는 지난 4월 27일 파주 임진각과 5월 8일 강원 철원군에서 각각 전단을 휴전선 이북으로 날려보냈다.
윤석열 정부에서 통일부는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적은 없었다. 정부차원의 공개적 요청은 문재인 정부 때가 마지막이다. 윤 정부는 2023년 9월 헌법재판소의 '대북전단 금지법' 위헌 결정 이후 대북단체의 전단 살포를 막지 않았으며 자제 요청도 하지 않았다.
이번 통일부의 중단 요청은 그동안 헌법재판소 결정 후 '표현의 자유'를 강조해온 대응과 배치되는 행동이다. 통일부의 이번 조치는 새롭게 들어선 이재명 정부의 남북 정책 노선 전환을 알린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북이 대북전단과 오물풍선 살포, 대북·대남 방송을 상호 중단해 접경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고 접경지 주민들의 고통을 덜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남북 간 우발적 충돌방지와 상황 관리를 위해 2년 넘게 끊긴 남북 연락채널 복원 등도 언급했다.
다만 군 당국은 지난해 재개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 여부와 관련해 "안보 상황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군은 현재 북한이 대남 확성기 방송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전략적 상황에 맞춘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중단됐지만 지난해 계속되는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하고자 우리 군이 6년여 만에 재개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 측에서 우리 측으로 내보내는 확성기 방송은) 변동이 없고, 밤과 낮에 접경지와 서해에서 계속 실시되고 있다"면서 "현재 대북 확성기 방송은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은 이어 "중단 여부는 북한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수차례 말한 바 있다"며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