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키우면서 배당 늘리는 전략 구사
하림지주 지분 등 24.73%…父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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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덩치를 키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던 올품은 현재 100% 자회사인 한국바이오텍과 에코캐피탈을 활용하며 승계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손으로는 지주사 지분을 매집해 지배력을 높이고, 다른 한 손으로는 금융 투자와 지분법 이익 등을 통해 오너 2세의 현금 확보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상무보는 하림지주 지배력 확대를 위해 올품의 100% 자회사인 한국바이오텍을 활용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16.69%였던 한국바이오텍의 하림지주 지분율은 꾸준한 장내 매집을 거쳐 지난해 말 기준 18%까지 지분을 높였으며, 다음달에는 18.71%로 확대된다.
현재 올품이 직접 보유한 하림지주 지분(5.78%)과 에코캐피탈(0.24%), 한국바이오텍의 간접 지분을 모두 합치면 김 상무보 측의 실질 지분율은 24.73%에 달한다. 이는 부친인 김 회장의 지분(21.10%)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김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주식회사 경우(1.27%)와 익산(0.73%)의 간접 지분을 모두 합쳐도 김 상무보 측의 지분에는 못 미친다. 시장에서는 김 상무보 측 영향력이 김 회장을 넘어선 구조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한국바이오텍의 수익 구조다. 이 회사는 자체적인 영업 활동을 통한 매출이 사실상 전무한 지분 보유용 법인 성격이 짙다. 매출의 100%는 하림지주 지분 보유에 따른 '관계기업투자주식 지분법이익'에서 나온다. 2024년 50억원대였던 지분법이익은 지난해 무려 800억8500만원으로 증가했다. 회사의 현금 흐름이 전적으로 하림지주의 배당 정책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인 셈이다.
특히 한국바이오텍은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215억원을 차입했는데, 이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을 지주사 배당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지주사 배당 재원이 지분 확대 과정의 차입 부담으로 연결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남은 수익은 100% 모회사인 올품에 2024년 48억3600만원, 2025년 30억2250만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지급하며 모회사로 자금을 집중시키고 있다.
◇ 에코캐피탈, 본업 줄이고 투자금융 확대…수익은 모회사로
올품의 또 다른 100% 자회사인 여신전문금융사 에코캐피탈의 사업 구조도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하림그룹 내 축산농가 대출 등 기존 사업 비중은 줄이는 대신, 사모사채 인수와 유가증권 투자 등 투자금융 중심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에코캐피탈의 위험자산(투자금융) 비중은 2022년 말 24.8%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45.7%로 급증했다. 특히 특정 사모펀드 출자금은 자기자본 대비 94.6%에 달해 자산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베팅'은 최근 증시 호황과 맞물리며 장부상 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에코캐피탈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57억6400만원으로 전년(16억1900만원) 대비 약 10배 증가했다. 이익 대부분은 본업인 이자수익(25억8000만원)이 아닌 유가증권 매매 등 금융상품관련 기타순손익(205억3800만원)에서 발생했다.
자본적정성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배당은 이어지고 있다. 에코캐피탈의 단기차입금 비중은 96.7%에 달해 자본조달 구조 안정성이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평균 50% 안팎의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며 모회사인 올품으로 현금을 이전하고 있다. 그 규모는 2024년과 2025년 각각 10억350만원 수준이다.
최근 한국신용평가 역시 보고서를 통해 에코캐피탈에 대해 "평균 50% 내외의 높은 배당성향으로 자본확충이 더디다"며 "일시적으로 급증한 투자금융수익도 배당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 종착지는 김준영 상무보…3년간 127억원 고배당
한국바이오텍이 지주사 배당으로 확보한 자금과 에코캐피탈의 투자금융 수익은 최종적으로 100% 모회사인 올품으로 모인다. 올품은 자체 사업(제품 판매 3911억원 등) 수익에 두 자회사의 배당금을 합쳐, 100% 주주인 김준영 상무 개인에게 3년 연속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
배당의 시점과 규모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올품은 과거 10년 넘게 '무배당'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김 상무보가 경영 전면에 등판한 시점과 맞물려 배당 빗장을 풀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으로 매년 42억4500만원씩, 총 127억3500만원의 현금이 배당됐다. 특히 2024년 결산 당시에는 회사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당하며 '배당성향 106.7%'라는 지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림그룹의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과 자금 흐름을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터널링(Tunneling·터널을 뚫어 회사의 부를 빼돌리는 행위)'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활용돼야 할 계열사 자금이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와 현금 확보에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기업 밸류업'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하림그룹 측은 지배력 확대나 사익 편취 목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한국바이오텍과 올품이 보유한 하림지주 주식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단순 지분일 뿐, 사내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하림지주 주식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어, 투자전문회사인 한국바이오텍이 대주주로서 책임감을 갖고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해 투명하게 공시를 거쳐 장내 매수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