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반도체 수출 통제 논의
완전 타결까지는 어려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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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중국이 사마륨과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등 핵심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에 나선 4월 4일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자동차 업체들까지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 자석 등의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결국 중국의 카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간의 전화 통화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또 이번 런던 협상을 이끌어내게도 됐다.
이 희토류 수출 통제는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이끌어내기만 한 것이 아니다. 미국과 관세 협상 중인 제3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도 쓰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는 중국의 희토류 통제 규정이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어느 나라라도 겨냥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 경우 미국이 제3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중국 봉쇄 조치에 동참하라고 압박하는 상황을 견제할 수 있다.
이 단정은 중국이 유럽연합(EU)과의 중국산 전기차 상계관세 협상 마무리를 앞두고 희토류 통제와의 연계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는 사실을 상기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프랑스를 방문했던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이 지난 3일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만나 "중국은 EU의 희토류 관련 우려를 매우 중시한다. 자격 요건에 따라 전용 심사(그린 채널)를 통해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은 이런 분위기를 잘 말해준다.
당시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희토류 부족으로 자동차 등 각종 제품의 납품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중국 측의 조치를 촉구한 바 있다. 사실상 협조를 요청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이 미국뿐 아니라 EU 등을 상대로도 희토류 무기화의 막강한 위력을 과시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따라서 미중 간의 1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의 런던 무역 회담도 미국이 협조를 요청하는 자세를 보일 경우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쪽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런 현안들이 전면으로 충돌할 경우 긍정적 결과의 도출이 어려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