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변호인’ 헌법재판관 물망… “신중한 인사” vs “노골적 보은”

대통령실 검토 놓고 여야 '정면충돌'
민주 "일 잘할 사람" 국힘 "이해충돌"

대통령실이 새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오영준(56·사법연수원 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이승엽(53·27기) 변호사, 위광하(59·29기) 서울고법 판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9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 헌법재판소 앞을 지나는 시민들의 모습. /박성일 기자 rnopark99@

여야는 대통령실이 새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인'인 이승엽 변호사(53·27기)를 검토하는 것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은 9일 이 대통령의 인선에 '이해충돌'이라 규정하고 강력 반발했다. 이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위증교사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 등 변호를 맡았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개인의 면죄를 위한 노력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대통령실은 야당의 이해충돌 지적에 대해 '어떤 것이 이해충돌인지 잘 이해가 안 간다'고 한다. 인사의 기본 상식과 특히 사법부의 중립성을 생각해 볼 때 '이해가 안 간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고 하는 '방탄 3법'은 대통령이 재임 중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소위 '재판소원법'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그 위헌 여부를 심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그러면 결국 대통령의 범죄 행위에 대한 재판이 3심을 거쳐 헌법재판소에 맡겨질 가능성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의원은 '사법개혁' 법안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명백한 이해충돌"이라며 "당 대표 시절에는 '친명횡재' 변호사 공천으로 국회를 혁명적인 측근들로 채우더니, 대통령 되어서는 헌법기관에 혁명적 측근을 채워 넣으려고 한다. 변호사 수임료를 공직으로 갚는 노골적인 보은 인사이자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도 "단순한 보은 인사를 넘어 잠재적 유죄 판결까지도 헌재를 통해 뒤집으려는 '사법 보험'을 들겠다는 노골적 의도"라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은 '신중한 인사'라고 반박했다. 서영교 의원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은 측근이라고 해서 사람을 쓰지 않는다"며 "헌법재판관으로 일을 가장 잘할 사람, 중심을 잡고 헌법을 잘 해석해서 적용할 사람, 이렇게 선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통령을 과거에 변호했다고 해서 헌법재판관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상혁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신임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 대해 "국민의힘과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고 여당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흐름을 깨는 정무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면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