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부정적 상황 돌출
소비 부진 진짜 심각
장기 하락 물가지수가 현실 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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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초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3차 전체회의에서 중국 경제 당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으로 설정한 바 있다. 경제 상황이 지난 수년 동안 어려웠던 탓에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외에서 바로 대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당국은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자신만만해 하고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의 거시 경제 지표 역시 상당히 괜찮다고 주장하고도 있다.
하지만 현장과 외신의 보도들을 종합할 경우 현실은 많이 다르다고 해야 한다. 전체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각종 부정적 현상들이 속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 고착화 분위기를 꼽을 수 있다. 굳이 다른 통계를 살펴볼 필요도 없다.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PPI는 무려 32개월, CPI는 4개월째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디플레이션을 고착화시킬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인 소비 부진 역시 심각하다. 정부 당국에서 필수 소비재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이주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 것으로 교체할 때 제공하는 지원)' 정책을 비롯해 다양한 소비 촉진 조치들을 실시하고 있으나 효과는 미미하기만 하다.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는 요즘 유행어들이 분명히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탕핑(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있기기), 충구이타오찬(窮鬼套餐·극도로 저렴한 거지세트 음식)을 우선 꼽아야 것 같다. 소비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넌 유행어라고 해야 한다.
중년 층 이상에서 요즘 폭발적으로 유행하는 '돈 한푼 안 쓰고 공원에서 시간 보내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최악 상태라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지난해 전국의 약 300여 개에 이르는 요식업체들이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폐점한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닌 것 같다.
경기는 차갑게 식었는데도 수년 전부터 문제로 지적돼온 생산 과잉이 여전한 현실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할인 판매를 유발시키면서 디플레이션 고착화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까지 하다. 심지어 상당수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마저 초래, 파산이 일상인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외에 중국 경제의 '하수상한' 현실을 말해주는 부정적 현상들은 많다. 미중 관세 및 무역전쟁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중국 경제 당국이 상황을 마냥 낙관만 해서는 절대 안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