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 갈등 속 반사이익 효과
홍성 변압기공장 증설 등 수주 대비
미국 이어 유럽·중동 수출확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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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진전기의 올해 1분기 미주 지역 수출액은 601억3600만원으로 전년(178억8900만원) 대비 2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출 확대에 힘입어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일진전기의 종가는 3만1950원으로 2개월 전인 4월 10일보다 43% 올랐다.
이처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배경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노후 인프라 설비 교체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특히 미국은 노후화된 전력망을 대거 교체해야 하는 주기가 도래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지 대형 변압기의 70%는 설치된 지 25년 이상이 넘었을 정도다. 평균 수명 30년을 고려하면 향후 몇 년간은 교체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확산·AI(인공지능) 시대 전환에 따른 대형 데이터 센터 건립이 이어지고 있단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일진전기도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682억원을 투자해 충남 홍성 변압기 공장을 증설한 것과 경기 화성 전선공장 공정 개선을 통해 생산능력을 향상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수요 증가에 대응한 생산능력이 확보되면서 수주 역시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유럽 매출은 35억원으로 전년 동기(3억원) 대비 11배가량 증가했으며 아시아·호주 지역 매출도 697억8600만원에서 1088억5000만원으로 증가하는 등 가시적 성과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10년 북미 시장에 법인을 세우는 등 영업 기반을 미리 쌓아둔 것도 해외 진출을 한결 수월하게 만들고 있다는 시각이다. 전기 기기 특성상 안전성이 중요한데, 일찌감치 미국 시장에서 신뢰를 구축한 덕분에 최근의 우호적 시장 분위기에 따른 수혜를 제대로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진전기 관계자는 "2028년까지 변압기 생산 물량이 대부분 확보됐으며 현재 2030년까지 납품을 전제로 한 장기계약으로 이어지고 있어 미국 수주는 탄탄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미국 시장은 물론 유럽·중동 등 다른 국가로의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 증권가의 전망도 밝다. 증권가는 올해 일진전기가 매출액 1조7704억원, 영업이익 1조5772억원을 달성할 것이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52% 증가한 수치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홍성 제2공장에서 초고압변압기 생산이 본격화되고 내년에는 생산능력이 전년 대비 약 67% 증가할 예정이어서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 및 수주 경쟁력 강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