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10명 중 4명 '외로움 고위험군'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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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은 서울시민 1만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외로움·사회적 고립과 문화예술 활동 연계 조사를 실시해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서울시민 문화예술 관람률은 76.1%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 75.6%였던 관람률은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 63.1%으로 떨어졌고, 2022년 69.1%로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한 해 서울시민이 지출한 1인당 문화비도 평균 21만4000원으로 2년 전 16만8000원보다 27% 증가했다. 연간 문화예술 관람 횟수도 평균 7.2회로 2년 전 4.6회보다 1.5배 늘었다.
특히 처음으로 공연예술·전시관람(65.2%)이 영화 관람(47.9%)을 뛰어넘어 문화향유 패턴의 변화를 보였다. OTT 서비스 확대로 영화관 관람은 줄어든 반면, 대체불가한 오프라인 기반 공연·전시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문화향유 회복과는 대조적으로 사회적 고립 문제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개발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척도'를 적용한 결과 서울시민 10명 중 4명(39%)이 '외로움 고위험군'으로 분류됐고, 10명 중 1명(11.4%)이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에 해당했다.
이들 고위험군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일반 시민보다 현저히 낮았다.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의 41.2%가 문화예술 관람경험이 전혀 없었고, '외로움 고위험군'도 24.5%가 관람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문화예술 활동 참여경험 역시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의 73.2%가 없다고 답했고, '외로움 고위험군'은 52.1%가 참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고위험군의 문화예술 활동 참여 의향이 높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관계 형성과 외로움·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문화예술 관람·활동 참여 의향을 묻자 '외로움 고위험군'은 60.1%,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은 41.1%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는 문화예술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해결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조사 결과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인구고령화 등에 따른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며 "재단은 향후 서울시의 약자동행 정책과 발맞추어 문화약자를 위한 세밀한 지원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