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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일정 속도를 유지하게 하는 자동차 주행 제어 기능(크루즈 컨트롤) 사용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의 원인을 운전자 개인 과실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에서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0시 58분께 세종시 한 국도에서 예초 작업을 하던 60대 남성이 도로를 달리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 A씨는 경찰에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사용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도로교통법상 안전운전 부주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경찰청과 함께 전수조사에 나선 결과, 2020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고속도로에서 적응형 순항 제어 기능을 이용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19건이며 사망자는 1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동차에 모든 것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완전한 자율주행 체제는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자율주행은 일반적으로 0단계에서 5단계로 분류되는데, 크루즈 컨트롤은 운전자를 보조하는 2단계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운전자 스스로 안전 확보에 유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급박한 상황에서는 언제든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크루즈 컨트롤은 자율주행이 아니라 운전자를 도와주는 시스템"이라며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 소재도 자동차가 아니라 운전자에게 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이어 "경우에 따라 자동차가 운전자에게 시그널을 보낼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전대를 잡지 않아 사고가 난다면 운전자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도 "크루즈 컨트롤을 이야기할 때는 자율주행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자율주행의 완성도가 낮기 때문에 운전 주체는 자동차가 아닌 운전자"라고 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자율주행 관련) 사고가 나더라도 자동차 문제가 아니라 통상적인 수준에서의 운전자 과실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