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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명인 이예랑 교수, 초등생 690명에 전통의 울림 전하다…“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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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기자

승인 : 2025. 06. 22. 23:37

경희초 전교생 가야금 특별 수업…“손끝 물집도 자랑스러워요”
경희초등학교는 전교생 690명을 대상으로 가야금 수업을 마련했다. 원상철 경희초등학교 교장, 이예랑 서울예술대 겸임교수가 가야금을 배우는 학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 사진=경희초등학교
가야금 명인으로 불리는 이예랑 서울예술대 겸임교수는 2005년 제15회 김해전국가야금경연대회에서 최연소 대통령상(일반부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로부터 20년. 무대에 선 지도, 후학을 가르쳐 온 지도 어느새 20년째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의 명문 사립 경희초등학교는 전교생 690명을 대상으로 가야금 수업을 마련했다. 학생들이 전통을 배우고 새로움을 창조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정신을 경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학교 측은 이예랑 명인을 초빙해 ‘전교생 가야금 배우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경희초등학교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6월 9일부터 7월 11일까지 약 한 달간 ‘가야금 국악수업’을 운영한다. 

원상철 경희초등학교 교장은 “아이들이 정규 수업을 넘어 우리 전통 악기인 가야금을 직접 만지고 소리를 내보는 경험은 무척 따뜻하고 의미 있는 배움의 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예술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우리 문화를 아끼고 지켜나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한 학생은 수업 중 “선생님은 대한민국 최고의 상을 받으신 분인데 더 귀한 데에 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물었다.

이예랑 교수는 주저하지 않고 “저에게는 여러분이 가장 귀해요. 여러분이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라고 답했다. 교실은 환호와 박수로 가득 찼다.

이 교수는 단체수업임에도 학생들의 고사리 같은 손가락 하나하나를 살피며 개인지도처럼 열성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의 손끝이 가야금 줄에 닿는 이 순간이 평생 기억될 것”이라며 쉬는 시간도 아끼며 기본기를 다지고 있다.

“처음 배울 때 손끝이 아프지요? 우리 선조들은 그 아픔을 견디며 1500여 년 넘는 가야금 역사를 이어왔답니다. 여러분이 느끼는 이 아픔까지 자랑스러운 전통이 되길 바랍니다.”

이 교수의 말에 학생들은 “손끝 물집이 자랑스러워요! 가야금 멋져요!”를 연발했다.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인 이 교수는 국내외 석·박사 지도는 물론 국악영재 교육과 가야금 산조 보급·전파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이번 수업이 다음 세대가 가야금산조를 배우고 계승하는 소중한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희초등학교 교정에는 아이들의 가야금 소리가 초여름 더위보다 뜨겁게 울려 퍼지고 있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경희초등학교 측은 국악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누리며 소질과 적성을 발굴하고, 예술적 소양을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그램 종료 후인 7월 18일에는 학생들이 우리의 전통음악을 가까이에서 감상하는 공연 관람 기회도 주어진다.  

경희초등학교는 앞으로도 체계적인 국악교육과 예술체험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과 우리 문화의 뿌리 찾기에 힘쓸 방침이다.
안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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