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정주여견 마련해줘야 제주의료환경 좋아져"
"유방암 증가추세…40대 부터 정기검사 습관들여야"
"제주에 가면 아강발·돔베괴기에 제주소주 한잔"
|
지난 20일 오후 강 교수를 만나기 전 유방암센터 진료안내실을 먼저 찾았다. 강 교수의 진료 일정을 물어봤다.
간호사는 화·목은 종일 수술하고, 월·수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까지, 금요일은 오전, 토요일은 격주 오전에 외래진료를 한다고 했다. 진료 시에는 쉴 틈이 거의 없다고 한다. 환자들에게 친절하게 대해 진료시간을 넘기기 일쑤라는 말을 들었다.
제주 출신이라고 들었다고 하자 제주 사투리로 반갑게 맞이했다.제주 의료환경에 대해 취재하다 보니 도민은 제주도 상급종합병원 지정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 상급종합병원에 오랫동안 재직한 교수 의견을 듣고 싶었다. .
(명의라고 소개 받았다고 하자) 강 교수는 웃으며 "그 친구가 너무 띄웠나 봅니다. 다만 환자에 치여 사는 나를 보고 그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대학병원이라는 게 오랫동안 시스템에 대한 투자해왔습니다. 그래서 의사는 전문성이 특화되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찾아오는 환자분들 많을 뿐"이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제주도는 상급종합병원이 하나도 없다. 제주도 의료환경에 현재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인가
"제 어머니도 제주에 살고 집안 일가도 많습니다. 제주섬 사람들은 위급 시 뭍으로 나와야 하는데 육지에서처럼 바로 움직이기 어렵잖습니까, 특히 응급환자의 경우 더 어렵습니다. 항공기나 헬기로도 이송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제주의 기상은 언제 변화가 생길지 모릅니다. 그래서 상급종합병원 지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응급의료시스템 마련입니다."
|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정부나 지자체에서 서울권 상급종합병원 같은 시스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공공의료 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기관은 투자보다는 구색을 갖추는 데 급급하였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러나 기업에서 투자하는 아산병원, 삼성병원, 사립대학의료원 등 오랜 시간 속에 투자와 전문성을 갖추는 시스템을 만들어 왔습니다. 공공의료기관도 서울특별시보라매 병원 같은 좋은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대학병원에 위탁하여 순환되는 의사 보직과 본원과의 협업은 매우 좋은 사례라고 합니다. 그리고 인적과 재정투자입니다."
-제주도에 상급종합병원은 필요한가
"제주도 환경상 상급종합병원 지정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늘어나는 관광객과 인구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빨리 선정되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의사와 환자 사이에는 신뢰가 필요하다. 환자들은 이제 의료환경에 대한 정보를 매우 잘 알고 있다. 그것을 구축해 한다. 특히 제주 같은 환경에서 의사들의 정주 요건은 어떻게 지원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주대학병원 의사 수급률에 대한 문제점도 잘 알고 있다. 의료기관 혼자 힘으로는 해결하기 매우 어렵다. 일본에서도 지역의료인제도는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기 시작했다. 역시 정주 여건 부족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다."
-교수님 고견 새겨들을게 많은 것 같다. 처음 만났는 무거운 이야기부터 했다. 전공부분으로 들어가서 요즘 유방암은 예방이나 치료 트렌드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연간 3만 이 넘는다. 특히 40대가 가장 많다. 여성암 중에 21.8%를 차지해 가장 많다. 유방암은 신체 특성상 유관과 손으로 만져 찾아낼 수 있는 암이 아니다. 현재까지 가장 정확한 것은 영상의학에서 찾는 것이다. 그래서 유전이 있는 여성은 30 때부터 관찰이 필요하고, 일반 여성은 40대부터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그래야 조기에 발견하고 빠른 치료를 받을 때 완치율이 높다.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에 많이 관측된다.정기검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암에 대한 대처능력은 탁월한데 서양화된 식습관 때문에 암 발생률이 갈수록 높아져 안타깝다. 가장 힘들때는 물론 환자가 차도가 없을 때다."
강교수는 그래서 세계의학계 석학들이 새로 내는 논문이나, 신약을 꾸준히 찾아 환자 치료에 사용한다고 했다. 이때 신약들은 고가라 환자에게 부담이 될 때 매우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역시 제주인으로서의 존 샘(공동체 삶에서 배어나는 잔정)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강 교수는 제주에 가면 고향 친구들 불러 아강발(족발)과 돔베괴기(도마에 올려놓은 돼지 수육), 그리고 고기 국수에 제주산 소주를 찾는다고 한다. 말투에 제주 사투리가 진하게 배어 있었다. 제주를 떠난지 44년째라기보다는 갓 뭍으로 올라온 제주사람 같았다.
강 교수는 KBS의 '생로병사의 비밀' 등 방송과 언론에 출연하며 암을 예방하는 건강한 일상생활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제공한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출신으로 대정초·대정중·제주일고를 졸업했다. 경희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했다. 성균관대, 카톨릭관동대, 단국대 교수를 거쳐 현재 차의과학대학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유방암학회 부회장 겸 대한외과학회 외과 유방질환분과 관리위원장도 맡고 있다.
대학 퇴직 후 제주도에 귀향할 생각은 있는지 물었다.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2028년까지 일산차병원에서 일하는데 솔직히 아직은 내 자신에 대한 진로보다, 현재는 나를 찾아오는 환자들에 대한 치료 생각이 우선이라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