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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이돌 퇴마가 이렇게 힙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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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5. 06. 25. 10:55

트와이스부터 멜로망스까지…K-팝 감성에 전통 판타지 입혀
무대 위는 완벽한 아이돌, 무대 밖은 귀신 잡는 퇴마사
KPop Demon Hunters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넷플릭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25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20일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4일 연속 글로벌 1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41개국에서 정상에 오르며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과 오컬트 액션을 결합한 애니메이션으로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등을 만든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제작을 맡았다. 한국계 캐나다 감독 매기 강이 기획하고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도 대거 참여했다. 크리스 애플한스가 공동연출을 맡았다. K-팝의 세계관을 소재로 해외에서 제작된 첫 사례다. '한국형 아이돌 판타지'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 지 실험한 작품이라고 보면 된다.

KPop Demon Hunters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넷플릭스
흥행 원동력은 무엇일까. '걸그룹이 악귀를 사냥한다'는 설정만 보면 다소 장난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세계관, 연출, 음악, 캐릭터까지 모두 '힙'하다는 반응이 대세다. 평론가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인기 걸그룹 '헌트릭스'의 멤버 루미·미라·조이는 귀신 사냥이 전문인 비밀 퇴마 조직의 일원이다. 악령 '귀마'와 그를 따르는 5인조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와 맞서 싸운다. 우선 K-팝의 화려한 무대와 전통 설화에서 착안한 설정이 충돌하며 만들어지는 장면들이 신선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민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호랑이와 까치 캐릭터는 단순한 조연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여기에 스토리는 단순한 액션 히어로물의 구조를 따르지만 루미와 진우를 중심으로 감정의 균열과 회복·성장까지 보여준다. 루미는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진우는 대중 앞에 나서기 어려운 비밀을 안고 있다. 각자의 아픔을 아이돌이라는 틀 안에서 어떻게 해소해나가는 지 짧은 호흡으로 보여준다.

KPop Demon Hunters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넷플릭스
무대 장면은 하이라이트다. K-팝 팬이라면 누구나 익숙할 법한 '응원봉' '컴백 활동' '팬사인회' '예능 출연' 등 주요 레퍼런스를 세심하게 구현해냈다. 실제 아이돌 못지않은 퍼포먼스와 곡들이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특히 트와이스의 정연·지효· 채영이 직접 부른 헌트릭스의 테마곡 '테이크 다운'은 작품의 음악적 몰입도를 높인다.

트와이스를 비롯해 엑소, 멜로망스 등 한국 대중음악의 상징적인 팀들의 곡들이 OST로 쓰인다. 진우 역을 맡은 안효섭이 부른 '사랑인가 봐'는 실제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 '사내맞선' OST로 쓰였던 곡인데,이번 작품 안에서도 인물의 정서를 보조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실제로 매기 강 감독은 헌트릭스 캐릭터에 트와이스·블랙핑크·있지의 스타일을 녹여냈다고 했다. 작품 속 음식 장면도 흥미롭다. 라면·핫도그·떡볶이·김밥 등 K-푸드가 장면마다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등장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아이돌'이라는 포맷 안에 판타지·전통·액션을 결합하고 이를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 위에서 세련되게 녹여낸다. 단지 실험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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