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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중앙은행, 달러 비중 줄이고 금·유로·위안화 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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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6. 25. 13:01

전 세계 75개 중앙은행 중 32%, 1~2년 동안 금 보유량 확대
미 달러 인기 7위..응답자 70% '미 정치 환경 때문'
향후 1~2년 보유액 확대 유로화 비중 20%서 25%로
10년 동안 확대 위안화 비중, 6%로 3배 급증
CHINA-ECONOMY/LUJIAZUI
미국 달러·유로화·중국 위안화·영국 파운드화 지폐로 5월 5일(현지시간) 찍은 사진./로이터·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전 세계 중앙은행 지급 준비금 관리자들이 기축통화로서 미국 달러의 위상이 약화하면서 안전자산 금과 유로화·위안화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식통화금융기관포럼(OMFIF)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총 5조달러를 운용하는 중앙은행 3곳 중 1곳(32%)이 향후 1~2년 동안 금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GOLD-OUTLOOK/
일본 도쿄(東京) 귀금속점의 한 직원이 2003년 2월 4일 골드바를 들어보이고 있다./로이터·연합
◇ 전 세계 75개 중앙은행 중 32%, 1~2년 동안 금 보유량 확대...미 달러 인기 7위..응답자 70% '미 정치 환경 때문'

3월~5월 사이 전세계 75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향후 10년간 금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한 중앙은행은 순 40%(줄일 계획 중앙은행을 뺀 수치)에 달했다. 보고서는 "중앙은행들의 수년에 걸친 기록적인 금 매입 이후 준비금 관리자들이 이 귀금속 매입을 두배로 늘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가장 인기 있던 미국 달러는 올해 7위로 떨어졌는데, '미국의 정치 환경 때문에 달러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조사 대상자의 70%로 1년 전의 2배 이상이었다.

2035년 글로벌 외화 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평균 예측 비중은 52%로 여전히 1위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겠지만, 그 비중은 현재 58%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달러 비중이 떨어지는 요인 중 하나는 3조62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부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2011년 8월)·피치(2023년 8월)에 이어 3대 국제 신용평가사 가운데 무디스는 지난달 16일 연방정부 부채를 주요 이유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미국의 부채에 대해 더 높은 수익률은 요구할 수 있는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인데,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32%에서 지난해 99%로 급증했고, 2034년 122%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연방의회 예산국(CBO)이 밝혔다.

무디스는 2024년 GDP의 98%인 미국 부채 부담이 2035년 약 135%로 증가하고, 같은 기간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은 6.4%에서 9%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DP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이 차입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미 미국의 부채 수준은 다른 대부분의 나라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세계 경제의 대부분이 달러로 운영되기 때문에 미국이 대출할 수 있는 여력이 더 많다. 하지만 대출기관이 미국이 너무 많은 부채를 떠안았다고 생각하면 미국에 추가 신용을 제공하는 걸 경계할 수 있으며 이는 세계 경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지적했다.

외환보유액
전 세계 중앙은행 지급 준비금 관리자들이 24일(현지시간) 공개된 공식통화금융기관포럼(OMFIF) 설문조사에서 향후 1~2년 동안 보유액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한 주요 통화./OMFIF 보고서 캡처
◇ 전 세계 중앙은행 16%, 향후 1~2년 보유액 확대 유로화 비중 20%서 25%로 커져

이에 전 세계 중앙은행 준비금 관리자들은 달러화 대신 금과 함께 유로화·위안화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 16%는 향후 1~2년 동안 유로화를 늘릴 계획이라고 해 1년 전 7%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통화가 됐다. 이어 위안화(14%)·일본 엔화(9%)·호주 달러(7%)·캐나다 달러(5%)·영국 파운드화(5%)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 관여한 3명의 소식통은 로이터에 유로화가 2011년 유로 부채 위기 이후 줄어든 외화 보유액 비중을 올해 말까지 현재 약 20%에서 약 25%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역국에 대해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 4월 2일 이후 준비금 관리자들 사이에서 유로화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가 더 커졌다고 전했다.

UBS자산운용의 글로벌 국채 시장 전략·자문 책임자인 맥스 카스텔리는 4월 2일 이후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지위가 위험에 처했는지'를 묻는 준비금 관리자들의 전화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많이 받았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중앙은행 외환보유액
전 세계 중앙은행 지급 준비금 관리자들이 24일(현지시간) 공개된 공식통화금융기관포럼(OMFIF) 설문조사에서 향후 10년 동안 동안 보유액에서 확대·유지·축소·미투자 등이라고 답한 주요 통화./OMFIF 보고서 캡처
◇ 중앙은행 30%, 10년 동안 확대 위안화 비중, 6%로 3배 급증

하지만 응답자들은 10년 후 전 세계 외화 보유액에서 유로화의 비중은 약 22%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로이터에 "향후 수년 동안 글로벌 외환보유고에서 유로화 비중이 거의 확실하게 증가할 것이지만, 유럽이 훨씬 더 호의적으로 여겨지기 때문이 아니라 달러의 위상이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총재를 지낸 저우샤오촨(周小川)은 최근 로이터에 기축통화로서 유로화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해야 할 숙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대신 전 세계 중앙은행의 30%가 향후 10년 동안 위안화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답해 글로벌 지급 준비금에서 위안화의 비중은 지금의 3배인 6%에 달할 것이라고 OMFIF는 전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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